아주경제 박선미·유진희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S8', LG전자 'G6' 등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큰 변수가 생겼다. 새 정부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를 추진하면서다.
프리미엄 폰을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은 비싼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관련업계는 일단 관망한다는 입장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가능성이 나온다.
지원금 상한제(현행 33만원)는 오는 9월 자동 폐지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지원금 상환제 조기 폐지를 내건 만큼, 당장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자들은 시장의 변화에 주목한다.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 폐지되면 넉 달 빨리 혜택을 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통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높은 지원금을 책정해 경쟁할 경우 소비자들은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원금이 높아지면 상반기에 갤럭시S8을 더 싸게 살 수 있다", "구입시기를 좀 더 늦춰야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다만 조기 폐지가 되더라도 이통사 간의 '출혈경쟁'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기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팀장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의 경우 일몰이 예고된 법이기 때문에 시장이 요동칠 것같지는 않다"며 "정부가 구체적인 방침을 제시하면 그에 맞는 '정책(이통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 수수료·가입자 모집 조건을 아우르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짚었다.
◆갤럭시S8의 최대 적은 갤노트7 리퍼폰?
구형 프리미엄 폰 구입을 위해 대기하는 수요도 상당하다. 갤럭시S7·갤럭시S7 엣지, LG G5 등의 지원금 상한이 다음 달 일제히 해제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출고가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해 사실상 '공짜폰'으로 풀어도 된다는 얘기다. 갤럭시S7과 G5는 지난해 3월에 출시됐다.
재작년 출시된 갤럭시S6 시리즈의 경우 출시 15개월이 넘자 이통사들은 가입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최대 50만원까지 지원금을 제공했다.
갤럭시S7도 마찬가지로 다음 달 10일부터 지원금 상한이 풀려 이통사가 77만원 이상 지원금을 책정하면 추가지원금을 더해 할부금 없이 사실상 공짜로 살 수 있다.
갤럭시노트7 리퍼폰을 기다리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통사들과 갤노트7 리퍼폰의 출시 일정, 가격 등을 조율한다. 이르면 다음 달 말 60만~70만원대 가격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국내 온라인 유통망에서는 사전예약까지 받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갤노트7 리퍼폰 물량을 풀면 바로 알림 문자를 넣어주겠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갤럭시S8과 G6 등 최신폰 판매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구형 폰이라고 해도 고사양을 갖춘 데다 신형폰 대비로는 저렴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값이면 중저가폰보다 구형 프리미엄폰을 더 선호한다"며 "가격과 성능 역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폰을 싸게 구입해도 '위약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출시 15개월이 지난 스마트폰이라도 180일 이내 서비스를 해지하게 되면 이통사·유통점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분실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