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향후 문 대통령의 외교적 행보에 대한 중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북한 핵도발, 한반도 사드 배치 등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관련국 사이에 긴장감이 커진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0일 '문재인, 한국 자주외교 되찾을까'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문 대통령이 10일 '상황이 허락한다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히며 북한에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면서 "이는 한국의 대북정책과 동북아 정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환구시보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집권기간 보수적 사고가 외교 정책을 주도하면서 한국은 미국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국의 이익을 기반으로 자주외교 입지를 확보하는 노력을 완전히 포기했다"면서 "이는 결국 동북아에서의 입지를 좁히고 한국을 미국의 아·태지역 전략의 부속품으로 전락시켰다"고 일침했다.
한국의 실력과 힘이 북한보다 훨씬 강력함에도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이 그 근거라고 덧붙였다.
최근 필리핀이 미국에만 의존하던 외교방식을 탈피하고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이 필리핀보다 강한 국가임에도 미국이 필리핀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전략은 한국과 동북아 지역 이익을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시대를 향한 기대감을 보이며 동시에 한계점도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에세이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 미국에 'NO'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한 바 있다"면서 "이는 문 대통령이 한국 외교의 문제점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봤다.
하지만 대북정책을 수정하는 길은 고되고 험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문 대통령이 50%에 못 미치는 득표율로 당선 됐고 북한과의 대화 시도는 북한이 핵도발을 할 경우 여론에 강력한 질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현 가능한 외교 전략을 취하는 '현명함'이라고 조언했다.
신문은 "한국은 '필리핀'이 아니고 문 대통령도 한국의 '두테르테'가 될 수는 없다"며 "한국의 독특한 외교적 현실을 파악하고 민족의 장기적, 근본이익을 추구한다는 관점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것이야말로 한국이 최근 직면한 난제를 극복하고 문 대통령이 한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