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이 미국에 해리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 경질을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중국 관영언론이 발끈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7일 논평을 게재함은 물론 전문가 발언, 미국 국방부(펜타곤)의 입장 등을 뉴스로 전하며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6일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을 통해 대북압박 동참의 대가로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의 경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환구시보는 7일 '중국 美 해리스 사령관 경질 요구 주장, 너무 황당하다'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해 교도통신의 보도에 대해 "대체 누가 중국과 미국 관계를 이간질하는지 모르겠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상당수 중국인이 해리스 사령관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해리스 사령관을 좋아하지 않은 중국인이 많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미국의 강경책을 해리스 사령관 한 사람이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도 '해리스만 없으면 서태평양은 OK'라는 식의 환상은 없다"고 밝혔다.
2015년 취임한 해리스 사령관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남중국해에서 해군 훈련에 나서는 등 중국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북한의 핵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스호 전단을 한반도 해역으로 진입시키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이 나서지 않아도 해리스는 사령관 자리를 곧 떠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문은 "해리스 사령관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한 인물이며 힐러리 클린턴과 관계도 좋은 인물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만큼 곧 인사이동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가짜 보도를 흘리는 일본 언론과 최근 일본의 외교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중국 대사가 어떤 방식으로 요구를 전했는지 등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고 구두로 전달했다고 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이렇게 근거 없는 정보를 누가 믿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일본의 외교방식이 눈에 띄게 기형적으로 변한다고 지적했다.
8일에는 미국 국방부의 입장과 중국 전문가 발언을 전하며 해당 보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환구시보는 7일(현지시간) 미국 펜타곤 관계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도 내용과 관련된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가짜뉴스가 아니냐는 질문에 웃으며 "일본 매체가 보도했으니 관심이 있다면 그들에게 물어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또 가오훙(高洪)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소장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은 해리스 사령관 등 미국의 강경파에 대응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가오 소장은 "이러한 보도 행태는 일본 언론이 '트러블메이커'임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이 해리스 사령관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그의 강경한 태도가 가져다줄 파장을 감당할 충분한 능력과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