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도민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64.8%의 지지를 보냈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 시·도중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 총선에서 선거구 10곳 중 7석을 국민의당에 내준 것과 비교하면 놀랄만한 반전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정치권에서는 전북이 민주당에 몰표를 준 이유를 '전략적 투표'에서 찾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를 중심으로 한 보수결집 현상에 '정권교체를 위해 될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퍼졌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후보에게 표가 몰렸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에 보여준 몇몇 보수적 정책도 문 후보로의 쏠림현상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 상당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의 우세한 조직력과 치밀한 선거전략, 문 후보의 전북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 노력도 한몫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다시 전북의 맹주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권도윤 민주당 전북선대위 전략총괄팀장은 "대통령 당선인이 전북을 호남의 일부가 아닌 독자적인 권역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전북을 철저히 챙기는 방식으로 전폭적인 지지에 화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국민의당은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국민의당 전북도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대선과 달라서 민주당에 몰표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이 환골탈태하고 전열을 재정비한다면 도민이 다시 기회를 주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전북에서 20년 만에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교두보를 마련했던 자유한국당은 다시 암흑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정운천 의원이 바른정당으로 빠져나간 데 이어 이번 대선에서 한 자릿수의 저조한 득표율로 차가운 민심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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