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올겨울부터 일본 나고야와 인천·부산 간 노선을 운항할 수 있을 것이다”
캐슬린 탄 에어아시아 북아시아 대표는 “한국은 도착지로 인기가 많으며, 아시아 지역에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0년 한국에 진출한 에어아시아는 현재 △서울·부산~쿠알라룸푸르 △서울~방콕(돈므앙) △서울~마닐라·세부 △서울·부산~칼라보 등 7개 노선을 주 64회 운항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다. 2001년 항공기 2대로 시작한 에어아시아는 현재 200기의 항공기로 전 세계 26개국 12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캐슬린 탄 대표는 그룹의 초창기인 2004년 에어아시아의 마케팅 본부장 겸 중국 지역 부사장으로 일하며 에어아시아의 중국시장 안착을 주도했다. 이후 2013년부터 온라인 여행업계 1위 업체인 익스피디아의 아시아 지역 CEO를 맡아 고성장을 이끌었고, 지난해 다시 에어아시아그룹으로 복귀했다.
지난 27일 서울 명동에서 'WIT 서울포럼' 연사로 한국을 방문한 캐슬린 탄 대표를 만났다.
◆“네트워크와 브랜드가 에어아시아의 최대 강점”
캐슬린 탄 대표는 에어아시아의 강점으로 로컬(현지) 네트워크와 브랜드를 꼽았다.
그는 “에어아시아는 진출하는 지역에 로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본사와 하나로 연결한다”며 “이를 통해 고객들은 에어아시아를 타고 어느 지역이든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어아시아는 진출하는 국가마다 현지 법인을 둔다. 또 대도시뿐 아니라 제2도시, 소도시 등을 직항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광범위한 노선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좌석, 기내식, 수하물 등에 모두 옵션을 붙이는 이른바 완전 저비용항공사를 지향한다.
그는 “항공권을 판매하는 게 아닌, 스토리를 파는 게 에어아시아의 일”이라며 “LCC는 여행을 한 번도 가지 않은 노년이나 중년에게 여행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 즉,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LCC, 일본 노선 집중은 위험”
국내 LCC업계는 사드 여파로 하계 스케줄부터 중국 노선을 대폭 줄이는 대신 일본 노선 증편에 나섰다. 캐슬린 탄 대표는 이 같은 국내 LCC의 전략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한마디로 말해서 위험한 상황”이라며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이나 일본에서 한국으로 오는 관광객 수요가 충분하지 않는 등의 위험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어아시아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다변화된 노선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슬린 탄 대표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문이 뜸해진 지금을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명동에 나가보면 여전히 중국인 개별관광객(FIT)을 많이 볼 수 있듯이 여행 수요는 절대 줄지 않는다”며 “상황이 좋지 않은 지금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범을 준비 중인 신생 LCC에 대해서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캐슬린 탄 대표는 “몇몇 업체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적정 규모와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 관련 비즈니스, 원스톱으로 제공”
최근 에어아시아그룹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 스타트업 ‘투어리스트리(Touristly)’ 지분 50%를 약 1150만 링깃(약 29억6000만원)에 인수했다.
투어리스트리는 여행 일정을 세우는 것부터 여행지의 관광 명소, 식당, 액티비티 등을 예약하는 것까지 한 곳에서 가능하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다.
캐슬린 탄 대표는 “여행과 관련된 비즈니스라면 에어아시아 그룹 내에서 원스톱으로 처리 가능하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현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률이 80%에 달할 정도로 직접 예약 고객의 비중이 높다. 더불어 온라인 여행사와 메타서치 서비스 등 다양한 예약 채널을 활용하고 있으며, 빅데이터와 디지털 전략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밖에 에어아시아는 외국항공사로는 드물게 한국 드라마 제작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9월부터 방영된 KBS 드라마 ‘공항가는 길’의 제작 지원에 나선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TV 방송은 여행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방송을 통해 간접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실제 항공기를 투입, 촬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