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최근 투자와 수출 호조세에도 소비 부진이 발목을 잡으며 경기 회복세가 더디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소매판매와 소비 관련 서비스업생산이 낮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근원물가 상승세도 점차 둔화하면서 민간소비가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며 "기계류 수입액, 건설수주 등 일부 투자 선행지수가 둔화하며 향후 증가세가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3월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도소매업도 전년 동월 대비 0.7%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음식·숙박업은 부진이 계속되면서 1년 전보다 3.6% 감소했다.
다만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6.7)보다 상승한 101.2를 기록해 작년 10월(102.0) 수준으로 회복했다.
3월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4.0%를 기록하며 전월(4.2%)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서비스업생산 증가율은 금융 및 보험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의 증가세가 지속되며 전월(2.5%)보다 소폭 높은 2.8%를 나타냈다.
광공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요인이 사라지며 전월(6.7%)보다 낮은 3.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공장이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71.0%)보다 높은 72.6%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치와 대등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3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증가 폭이 모두 확대돼 전년동월대비 22.8%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기계류 투자를 주도하는 반도체부문의 선행지표가 둔화하며 향후 설비투자 증가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4월 수출액은 24.2% 증가했다. 반도체와 함께 선박도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며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됐다. 선박은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선을 중심으로 두 배 이상(102.9%) 증가했다.
수입도 주요 에너지자원을 중심으로 16.6%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KDI는 "수출물량 개선이 세계경제 회복 덕으로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