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를 부정하며 각종 환경규제 뒤집기에 나선 가운데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기후변화 어젠다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매뉴얼 시장은 직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1기 첫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매뉴얼 시장은 이번 주 시카고 시청 홈페이지에 기후변화 코너 하나를 새로 추가했다.
미 연방 환경보호청(EPA)이 트럼프 정부 출범과 동시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기후변화 페이지를 그대로 복구해 놓은 것이다.
기후가 왜 변하고, 또 어떻게 바뀌는지, 기후변화가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미 중서부에서 목격되는 기후변화의 영향 등 기존의 EPA 관련 자료가 원형 그대로 소개돼 있다.
이 페이지 머리글에는 "시카고 시청은 아래의 이 정보가 EPA와 다른 연방 기관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고 이에 대처해 온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현재 EPA 홈페이지에서는 이런 정보들을 찾아볼 수 없겠지만, 우리 시카고는 기후변화가 현실적 문제라는 것을 잘 알며, 앞으로 계속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실려 있다.
이매뉴얼 시장은 "트럼프 정부는 기후변화의 현실에 대해 과학자들과 연방 공무원들이 지난 수십 년간 해온 일들을 지우려 시도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을 회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PA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기후변화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한 것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관련 보도자료나 사진 등을 배포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기후변화는 거짓'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한 환경규제가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비판하면서 대대적인 규제 철폐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실제 취임 이후 그 공약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초대 EPA 청장인 스콧 프루잇 역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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