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부실논란' 속도전 공사까지 김정은 우상화에 활용

2017-05-0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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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작업량 반년 만에"…최룡해 화자로 백두산발전소 건설과정 찬양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과거 누수 논란이 일었던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속도전'을 독려한 일화를 청소년 교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양 자료에는 당시 발전소 부실공사 책임을 지고 혁명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을 찬양하는 화자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가 5일 입수한 북한의 월간 대중잡지 '천리마' 2017년 제3호(3월 발간)에는 북한 도서 '원수님과 백두산영웅청년 신화'의 내용 일부를 발췌한 글이 실려 있다.

이 책은 북한 금성청년출판사에서 펴낸 청소년 교양서라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8월 기사에서 소개한 바 있다.

최룡해를 1인칭 화자 '나'로 설정한 이 글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014년 10월 27일 간부들과 백두산에 오른 자리에서 "(백두산) 발전소 건설을 국가적인 힘을 넣어 빨리 끝내도록 하여야 하겠다"며 "착공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끝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룡해는 "백두산정을 울리는 그이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는 비상한 예감을 주며 나의 심장을 쾅쾅 울렸다"고 당시 심경을 기술했다.

최룡해는 이어 김정은이 노동당 창건 70주년(2015년 10월 10일)을 6개월 남겨놓은 시점에 건설현장을 시찰한 상황을 묘사하며 "원수님께서는 '백두산선군청년(당시 명칭) 1호, 2호 발전소 건설을 당 창건 일흔 돌까지 무조건 끝내기 위한 총돌격전을 벌여야 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씀하시었다"고 밝혔다.

그는 "해야 할 작업량은 지난 10년 동안 해놓은 일과 맞먹는 방대한 작업량이었다"며 "그이의 말씀에 접하고 난 나는 한동안 어떤 알지 못할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자기를 다잡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백두의 공격정신을 필승의 보검으로 틀어쥔 위인이 아니고서는 내릴 수 없는, 역사에 전무후무한 백두산식 공격 명령이었다"고 찬양했다.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는 양강도 백암군의 하천인 서두수 상류에 지어진 계단식 발전소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현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이 2002년부터 맡아 건설에 착수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 '청년강국' 상징으로 내세우기 위해 2015년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맞춰 무조건 건설을 지시한 끝에 완공됐고, 결국 발전소 외벽에 균열이 생겨 물이 샌 듯한 모습이 관영 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공사 책임자였던 최룡해는 당 창건 70주년 직후인 그해 11월 초 지방의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imhyoj@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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