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사고 희생자 조문…동화사 찾아 "氣받으러 왔다"
(서울·대구·거제=연합뉴스) 이귀원 김동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는 대선을 엿새 앞둔 3일 고향인 대구를 비롯한 영남권과 서울에서 유세 총력전에 나섰다.
유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강남역에서 연휴를 맞아 거리로 나온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유 후보는 "저는 진심을 갖고 정치하고 싶다"며 "보수나 진보, 이념이 중요한 게 아니고 여러분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여러분들의 꿈을 조금이라도 실현해 드리는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오랫동안 고민해서 이게 옳은 길이다 싶으면 그 소신을 꺾지 않겠다"며 "제가 소신을 지키면 여러분도 5월 9일 소신껏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최근 여러 시민이 후원금을 보내주고 있다고 언급하고서 "비록 처음에 뜻을 같이했던 동료 의원들이 많은 분이 떠났지만, 여러분이 있어서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유세에는 모처럼 주호영·정병국 선대위원장 등 다수의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들이 가세했다. 이들은 앞서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대선 완주 의지를 다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경선 이후 처음으로 유세 현장에 나타났다. 선거법 때문에 발언하지는 못했지만 유 후보 곁을 지켰다.
김무성 선대위원장도 부산에서 선거지원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방송토론에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며 자신의 개혁보수 노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던 유 후보는 팬클럽이 준비한 이순신 장군 옷을 입고 창당 100일 떡케이크를 나눠 먹기도 했다. 유 후보의 아들 훈동씨와 딸 담씨도 힘을 보탰다.
앞서 유 후보는 조선소 크레인 사고로 희생된 삼성중공업 근로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경남 거제 백병원으로 이동, 조의를 표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삼성중공업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호소했고 유 후보는 주로 들으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유 후보는 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죽음의 외주화'라고 해서 온갖 위험한 일은 다 협력업체, 특히 협력업체의 비정규직들이 많이 담당하다가 이렇게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이런 분들의 임금 수준도 문제지만 안전이 굉장히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골리앗크레인이나 타워크레인은 다 원청업체가 직접 움직이는 장비들이니까 사고 책임은 전적으로 원청업체에 있는 것"이라며 이 사건 전담 국회의원을 지정해 유족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오전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대구 동화사를 찾아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다른 주요 후보들은 서울 조계사로 향했지만 유 후보는 어릴 시절부터 자주 찾던 고향 대구의 동화사를 찾았고, 조계사 법요식에는 부인 오선혜 씨를 대신 보냈다.
유 후보는 법요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솔직히 기(氣) 받으러 왔다"고 밝혀 좌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유 후보는 '차별 없는 세상에 우리가 모두 주인공이고 부처님이다'라는 글귀의 현수막을 거론하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생로병사, 중생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게 저희 정치하는 사람들의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언제 어느 때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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