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나무를 엮어 만든 선착장, 황포돛배, 봇짐을 등에 메고 오가는 상인 등은 사극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옛 나루터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예전 나루 모습은 왜 모두 비슷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같은 장소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나온 사극 영화나 드라마 바닷가 장면 상당수는 경북 안동시 석동동 안동호 선착장에 주변에 예전 나루 모습을 재현한 해상촬영세트에서 찍었다.
이 세트는 2000년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을 위해 설치했다.
태조 왕건이 끝난 뒤에도 '불멸의 이순신', '이산', '황진이', '미인도', '군도' 등 100편가량 드라마와 영화 속 장면이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또 방송을 앞둔 MBC 미니시리즈 '군주-가면의 주인'에 나오는 바닷가도 최근 이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KBS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도 이곳에서 찍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을 계획 중인 영화나 드라마 관계자들이 사용 여부 등을 묻는 전화도 이어진다.
석동동 해상촬영세트는 배경으로 쓰이는 나루터, 목선 등을 잘 갖춰 사극 촬영 적임지로 손꼽힌다.
다른 지역 강 등에 있는 나루터 촬영세트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인 안동호를 배경으로 해서 바다를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안동 도심과 가까워 도로환경이 좋아 촬영에 사용할 대형 장비 등을 옮기기 쉬운 장점도 있다.
바다가 아닌 호수에 있어 염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장비 훼손 등도 막을 수 있다.
바다와 비교하면 날씨 영향도 적게 받는 것도 촬영 관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로 꼽힌다.
안동시는 석동동 세트장이 인기를 끄는 만큼 이곳을 촬영장뿐 아니라 관광상품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시는 2000년 세트장을 만든 뒤 수차례에 걸쳐 보수했고 부교 등 일부 시설은 새로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촬영이 있는 날이면 연예인을 보려고 관광객이 몰리기도 한다"며 "사고 없이 촬영하고 관광객도 영화 속 나루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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