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리그에서 2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한 '배구 여제' 김연경(29)이 향후 거취를 결정할 중요한 기준으로 국가대표로서 활동 여건을 꼽았다.
김연경은 2일 밤(현지시간) 이스탄불 부르한펠레크 볼레이볼살론에서 펼쳐진 터키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를 꺾고 우승한 직후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겨서 정말 기쁘고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전력이 충분히 보강되지 않아) 쉽지 않게 시작한 시즌이라 너무나 힘들게 연습하고, 힘들게 준비했다"면서 "어려운 시즌에 터키컵에 이어 터키리그까지 우승해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웃었다.
1·2차전을 내리 이긴 페네르바흐체는 이날 원정경기에서 갈라타사라이를 세트스코어 3대 0(25-20, 25-18, 25-23)으로 완파, 우승컵을 안았다.
김연경은 이날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나탈리아 질리오 페레이라(19득점)에 이어 11점을 올렸다.
MVP 호명 때 조금은 실망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김연경은 "솔직히 누가 MVP가 될지에 전혀 신경을 안 썼다"면서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우승에 몰두했다"고 했다.
다음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는 김연경의 거취는 배구팬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다.
김연경은 이날 우승 직후 "아직 사인은 안 했다"고 말해, 계약 상대가 사실상 정해진 듯한 분위기를 내비쳤다.
그는 "좋은 리그여야 한다는 점은 말할 것도 없겠고, 아무래도 국가대표 일정과 잘 맞는지 봐야 할 것 같다"면서 "유럽리그는 너무 늦게 끝나 대표팀 일정과 조율하는 게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페네르바흐체 잔류, 터키리그 내 다른 팀 이적, 다른 리그 이적 등 여러 가능성이 아직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개막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선수생활 마무리는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이날은 "아직은 한국에 복귀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힘든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니 무엇을 가장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배구 생각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고 싶을 뿐"이라며 "여행을 하며 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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