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강력 비판 "협상 결과 싫더라도 셧다운 요구는 위험하고 무책임"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우리나라는 난장판을 정리하려면 오는 9월 '선의의 셧다운(good shutdown)'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예산안을 (다시) 협상했던 이유는 우리가 상원에서 60표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최근 여야가 합의한 올해 지출 예산안에 불만을 표시하는 동시에, 상원 구성원의 변화와 법안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 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패티 머레이(워싱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예산안 협상 결과를 안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셧다운을 요구하는 반응은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해명하느라 또 진땀을 뺐다.
믹 멀베이니 예산국장은 "지금은 9월에 일어날 일보다 우리 앞에 놓인 이번 협상안을 걱정한다"면서 "대통령의 트윗은 워싱턴 정가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 어떤 시점에서 셧다운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트럼프가 언급한 변화가 인사 관련 의안에 활용해온 '핵옵션(nuclar option)'을 일반 법안에도 적용하는 것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핵옵션이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종결 요건을 찬성 60표에서 단순 과반(51표)으로 낮추는 의사 규칙을 뜻한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도 일반 법안에 핵옵션을 적용하는 것에는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공화·켄터키)는 "우리가 필리버스터 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당 상원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여야는 약 1조 달러(약 1천140조원) 규모의 2017 회계연도(2016년 10월 1일∼2017년 9월 30일) 지출 예산안에 합의했다.
예산안에는 방위비와 국경 안보 항목이 증액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국경 장벽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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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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