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개표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을 크게 앞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자, 캐나다 이민국(CIC)이 운영하는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이 폭주해 한때 사이트가 다운됐다.
캐나다 이민과 시민권 신청을 받는 웹사이트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캐나다로 이민을 가버리겠다는 미국인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캐나다 북부 노바스코샤 주(州)에 있는 작은 섬 케이프 브레턴은 '도널드 트럼프가 이기면 케이프 브레턴으로'라는 자체 웹페이지를 만들어 미국인들 사이에 화제를 낳기도 했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한 첫 100일간을 전후해 실제로 캐나다에 거주권을 획득한 미국민은 직전 2년보다 약간 늘어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때 언론에서 예상하던 '미국에서 캐나다로의 엑소더스(대탈출)'가 현실로 일어나지는 않았다. 통계상 이민자가 늘기는 했지만, 유의미한 증가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캐나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올해 들어 캐나다에서 거주권을 받은 미국인은 2천3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명 가량 늘었다. 2015년보다는 약 1천명 늘어난 숫자다.
캐나다 당국은 그러나 분기 단위의 이민자 통계는 들쑥날쑥하여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미국인은 9천300명 정도 될 전망이다. 이는 2008년 이후 최대치가 된다. 하지만, 역대 최대치는 아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주민 법률 문제를 처리하는 데이브 코헨 변호사는 "미국에서 하이테크 기술자 등을 중심으로 이민 신청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폭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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