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일본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전일본항공(ANA) 여객기 기내에서 건장한 남자 승객끼리 난투극이 벌어졌다.
전 세계적 공분을 산 승객 강제퇴거 사건에 이어 승무원이 유모차를 강제로 빼앗은 사건, 화장실에 다녀온 흑인 승객이 기내에서 내쫓긴 사건, 탑승 브릿지에서 조종사가 싸움을 말리려다 승객을 가격한 사건까지 최근 항공기 내에서 갖가지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기내 난투극은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LA행 항공기가 이륙하기 직전에 발생했다.
빨간색 셔츠를 입은 남성이 객실 복도에 서 있다가 좌석 안쪽에 서 있는 검은색 셔츠의 남성과 시비가 붙었다. 이윽고 둘은 좌석을 사이에 두고 서로 끌어당기며 마구 주먹을 퍼부어댔다.
검은 셔츠의 남성이 "이 자식, 미쳤나"라고 외쳤다고 한다.
격투기 경기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듯 어깨를 잡고 펀치를 연속해서 날리는 장면도 나온다. 빨간 셔츠의 남성은 옷 뒤쪽이 반쯤 찢겨 나갔다.
여성 승무원이 황급히 달려와 승객을 떼어놓았다. 주변에서는 어린 아이가 놀란 듯 울어대고 '스톱'을 외치는 여성 승객의 비명이 들리는 등 기내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기내 안내방송이 나오고 상황이 진정된 듯 했지만 끝이 아니었다.
주먹다짐에서 꽤 손해를 본 쪽인 빨간 셔츠 남성이 자신의 자리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검은 셔츠 남성에게 다시 주먹을 날렸다. 둘은 또 몇 번 더 주먹질을 교환했고 기내에선 다시 비명이 들렸다.
난투극이 왜 벌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싸움 장면을 촬영한 승객에게도 두 남성 중 한 명이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빨간 셔츠를 입은 44세 남성은 기내에서 끌려나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전일본항공 관계자는 "항공기가 예정시간보다 2시간 지연 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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