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언론에 공개된 지난해 10월.
뉴욕의 트럼프타워에서 긴급소집된 캠프 대책회의에서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는 전폭적인 사과를 요구했지만, 좀처럼 사과하지 않는 트럼프는 역시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방카는 좌절감 속에 얼굴을 붉혔고,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렇지만 이튿날 트럼프는 공개 사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방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런만큼 이방카의 역할은 트럼프 행정부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방카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강경 보수성향의 트럼프 행정부를 보다 온건하게 이끌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다양한 현안을 놓고 스스럼없이 의견을 교환한다는 게 백악관 관리들의 전언이다.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사이에서 굉장히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전했다.
그런 이방카로서도 우파성향이 강한 행정부에서 중도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이방카는 "아직도 모든 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배우는 초기 단계"라면서도 "백악관 내에서 훨씬 더 능동적인 목소리를 낼 만큼은 알았다"며 적극적인 역할을 예고했다.
기본적으로 기후변화, 강제 추방, 교육, 난민 정책 등이 '이방카의 어젠다'로 꼽힌다. 최근에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에게 시리아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방카는 연방 유급휴가, 육아지원 등 양성평등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방카는 이날 출간한 저서 '일하는 여성들: 성공 법칙 다시 쓰기'(Women Who Work: Rewriting the Rules for Success)에서도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트럼프 그룹 임원이자 패션브랜드 대표로서 워킹맘을 위한 조언을 담은 책으로, 지난해 11월 대선 직전에 원고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는 특히 이 책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이방카의 페미니즘이 대다수 워킹맘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현지 언론들은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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