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경유값이 최대 1300~1400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정부가 현재 100대85대50 수준으로 맞춰진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에너지 상대가격 체계를 조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0일 환경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알려진 경유 상대가격을 기존 85%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경유에 붙는 세금이 최대 90~95% 인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경유 상대가격을 휘발유 ℓ당 1486원(100%) 기준에서 90%로 상향조정하면 경유값은 1337원, 95%로 올리면 1411원으로 인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 일환으로 ‘제3차 수송용 에너지 세제 개편’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 환경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네 곳에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방안’ 관련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현재 휘발유나 LPG 가격을 조정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경유가격을 85%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최대 95%까지 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6월 3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관련 업계 의견을 들은 뒤 오는 8월 최종 용역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상대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번 에너지 세제개편이 미세먼지 저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경유세를 올려 환경오염비용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휘발유보다 낮은 경유의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대기오염 유발효과 등 미세먼지 문제를 감안할 때 경유 가격을 현재 수준에서 올려야 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에너지 세제 개편 이외에 실제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전력수급 기본계획과 함께 석탄화력발전소 개별소비세는 어떻게 조정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유가격만 올렸을 때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낙인 찍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가격 인상 대비 실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얼마나 될지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다.
정유와 자동차업계 등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경유는 버스, 트럭 등에 쓰이는 주요 에너지원이라 전체 석유제품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50%를 넘기 때문이다.
경유차 등록대수가 휘발유 다음으로 많다는 점과 아우디, 벤츠, BMW 등 유럽 수입차 대부분이 경유차란 점에서 경유값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