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30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은 입법화 등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과도기적 상황"이라며 "주요 정책들이 의회 및 법원 등에서 중단되면서 정책실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100일간 보호무역, 이민제한 등 다수의 행정조치와 발언 등을 통해서 정책 기조를 비교적 명확히 제시했다. 하지만 주요 정책들은 아직도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다수가 오바마 정부의 정책 및 기존 글로벌 합의 등과 달라 입법화 등 구체화가 필요한 과도기적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주요 정책들의 시행이 의회나 법원의 반대에 부딪쳐 중단되면서 정책실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고립주의 기조 하의 대외 전략이 최근에는 보호무역기조는 유지하면서 외교안보분야는 적극 관여정책으로 분화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대외정책, 기업활동 촉진, 재정확대 등 주요 정책이 서로 충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호무역은 무역 분쟁을 초래함으로써 오히려 미국 기업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다. 또 인프라 투자 확대 등 확장적 재정정책은 달러화 강세를 유발해 무역적자를 확대할 개연성이 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기적 상황에 있는 정책들이 입법화 등을 통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이해관계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며 "특히 무역·통상에서 주요 20개국(G20),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 및 다자간 협력체 등을 통해 자유무역질서가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은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자리 중심의 국정운영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