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자신을 가꾸는 행위가 꼭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새로 미용(뷰티) 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남성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 등을 겨냥한 다양한 어린이용 화장품까지 쏟아지고 있다.
◇ 온라인서 남성 비비크림 매출 10배로 뛰기도
성 구분 없는, 화장품 시장의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는 유통업계의 관련 실적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남성 고객이 미용 목적으로 구매하는 남·여 공용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 처음 5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1~4월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의 남성화장품 상품군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이 1~2%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유독 눈에 띄는 성장세다.
이에 따라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도 최근 앞다퉈 남성 고객들도 사용할 수 있는 쿠션, 립밤 등 새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꾸미는 남성'(그루밍 족)들을 위한 미용·화장 강의와 쇼를 진행하는 브랜드도 늘고 있다.
유수근 롯데백화점 화장품 바이어(상품기획자)는 "지난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은 불황에도 불구, 1조 원을 넘어섰다"며 "자신에게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20~30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쇼핑사이트 티몬에서도 올해 들어 4월까지 남성화장품 매출이 1년 전보다 19% 정도 늘었다.
특히 남성 비비크림의 경우 10배로 뛰었고, 올인원(여러 화장품 복합)과 클렌징 제품도 각각 2.9배, 2.7배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11번가에서도 남성화장품 매출은 7% 정도 증가했다. 남성용 비비크림, 마스크팩의 증가율은 각각 11%, 34%로 집계됐고, 자외선차단제의 경우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인기 남성화장품은 눈썹 정리 도구인 '미프 눈썹엔딩 아이브로우', 피부 보정 기능의 '아이오페 맨 에어쿠션' 등이다.
화장품뿐 아니라 '미용' 서비스를 앞세워 남성 고객의 발길을 붙잡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세계는 영등포, 판교, 죽전, 하남 일렉트로마트 매장 안에 남성들의 미용 전문점 '바버샵'을 운영하고 있다.
바버샵은 남성 모발의 커트, 펌, 염색 뿐 아니라 두피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산타마리아노벨라·잭블랙 등 유명 해외 남성화장품도 판다.
◇ 아이들용 선쿠션, 립크래용 매출도 1년새 2배 이상
아직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어린이 화장품 시장도 계속 커지는 추세다.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유아용 수딩밤·립밤, 썬로션, 썬미스트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각각 13%, 21%, 27% 늘었다.
대표 유아 화장품으로는 자외선을 반사하는 '프리메라 베이비 선쿠션', '키테라 어린이 매니큐어'가 있다. 이들은 모두 유아 피부를 고려해 무독성, 순한 성분을 사용했다.
유기농 인증 카모마일, 라벤더, 로즈마리 성분의 '슈슈 매직 립크레용'도 어린이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세 가지 제품의 매출 증가율은 각각 165%, 21%, 108%로, 많게는 1년 사이 2.7배까지 뛴 셈이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도 현재 아동 전문 화장품 브랜드 '슈슈페인트'의 어린이 매니큐어, 네일스티커, 마스크팩 등을 팔고 있다.
올해 들어 이들 제품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정도 늘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롯데 관계자는 "슈슈페인트 기획 상품들은 해마다 어린이날 즈음에 모두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네일스티커, 립크레용, 네일 팁, 비누, 마스크팩으로 구성된 슈슈페인트 화장품 세트를 4만9천~6만5천 원 가격대로 기획,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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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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