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규제 등 불안한 철강업계…정면돌파 의지 밝힌 정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첫째)이 27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철강협회 회장단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미국의 수입규제까지 겹치며 국내 철강산업이 불안에 떨자 정부가 심리 안정을 위해 나섰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국의 수입산 철강 조사에 대응할 논리를 마련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배제하지 않는 등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 호텔에서 철강협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최근 철강 수입규제 동향과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주 장관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세계 철강산업이 구조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세계 6대 철강 생산국인 우리도 수출 비중이 높아 수입규제로부터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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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자국 내 철강산업 보호 의지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에 큰 악재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의 안보를 침해하는지를 조사하라는 내용의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것으로, 조사결과에 따라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까지 내려질 수 있어 우리 철강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정부는 미국 측 고위급 양자면담 등을 통해 우려사항을 전달하고, 최근 후판 반덤핑·상계관세 최종판정에서 경쟁국 대비 낮은 마진율이 부과된 바 있다며 업계의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주 장관은 "현재 운영 중인 민·관 수입규제 TF를 확대해 통상전문 변호사, 회계사, 학계 인사를 포함하고 종합적인 분석과 대응논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급·실무급 양자협의 채널과 세계무역기구(WTO) 반덤핑위원회 등 다자 채널에서 법리적인 공론화를 통해 우리 측 입장을 개진하고, 사안별로 국제적인 공조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과도한 징벌적 마진 부과(AFA), 국내 시장가격을 부인한 고율마진 부과(PMS)에 대해 WTO 제소를 배제하지 않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미국은 수입규제 조사 당국의 자료 요청 등에 업체가 성실하게 응하지 않거나(AFA), 수출국의 시장상황이 비정상적이라고 판단될 경우(PMS)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한국 합금철 제조업체에 대해 AFA를 적용해 50%가 넘는 '관세 폭탄'을 부과했다.

주 장관은 "업계 차원에서도 통상대응 역량 확충, 불합리한 판정 결과에 대한 현지 구제절차 활용, 주요 수출국과의 적극적인 접촉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공감을 표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환영하고, 정부와 업계가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공급과잉 품목의 사업 재편 및 수출시장 다변화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