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날로 첨단화하는 민생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가 자체 '디지털 포렌식 센터'(DFC·Digital Forensic Center)를 신설한다.
검찰·경찰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DFC를 설치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27일 "디지털 증거자료 확보·분석·보관 능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상반기 안에 시청 남산별관에 디지털 포렌식 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포렌식은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자료를 분석해 법정에 제출할 증거를 확보하는 과학수사기법이다.
시는 이를 위해 최근 '디지털 포렌식 장비 구매 사업' 용역을 발주했다. 예산 2억 1천800여만원을 투입한다.
시 민사경에 따르면 DFC는 약 23㎡ 공간에 분석실과 참관실을 갖춘 형태로 조성한다.
분석실에는 고성능 워크스테이션급 컴퓨터 서버와 현장용 모바일·디스크 증거자료 수집·분석 장비, 증거복제장비 등 첨단 장비를 갖춘다.
이곳에서 PC, 노트북 하드디스크, USB 등 저장 매체에 남아 있는 지워진 증거 등 데이터 흔적을 채증·분석한다.
피처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장비에서 고의로 삭제하거나 파기한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사진, 동영상 등도 복원한다.
분석실 옆에 마련하는 참관실에서는 피압수자가 자신의 기기 분석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한다.
최근 중요 범죄 증거나 단서는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파일 등으로 관리되는 추세지만 시 민사경은 전문장비 부족으로 민생경제 등 범죄 관련 디지털 증거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민사경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범죄 증거를 삭제한 것으로 의심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검찰에 직접 들고 가 분석을 의뢰했다"며 "분석에 2주에서 한달까지 걸려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자체 DFC 구축으로 신속한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단장도 "압수수색 현장에서 신속하게 디지털 증거를 확보하고 채증해 법정에 온전한 형태로 제출할 수 있게 된다"며 "불필요한 증거 위·변조 논란에서 벗어나 증거능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민사경은 이달 26일부터 경찰의 범죄수사자료를 온라인으로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고, 다음달까지 대검찰청 KD-NET(디지털 증거파일 온라인 송치체계) 연결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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