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격한 차이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시리즈의 일부 와이파이 접속 장애를 개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시행하면 소모 전류가 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8 시리즈의 소모 전류 개선(ADPS) 기능을 차단한다.
이는 갤럭시S8 시리즈의 소모 전류를 줄이는 기능과 일부 와이파이 AP가 비정상적으로 충돌해 접속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접속 장애 재현이 쉽지 않아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고, 와이파이 AP에 일일이 수정 패치를 적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우선 갤럭시S8 시리즈에 내장된 ADPS 기능을 꺼 상황 수습을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ADPS 기능을 차단하면 소모 전류가 소폭이나마 늘 수 있다는 점이다. 차이를 가늠해보려면 몇 단계의 가정이 필요하다.
ADPS는 갤럭시S8 시리즈에 처음 탑재된 기능으로, 관련 칩을 제조한 통신용 반도체 전문회사 브로드컴은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 전류를 최고 30% 아낄 수 있다고 외부에 홍보해왔다.
최신 스마트폰에서 소모되는 전류량이 약 300mAh, 이 중 와이파이 사용으로 소모되는 전류량이 약 60mAh라고 할 때 ADPS 기능으로 절감되는 전류량은 18mAh로 추정할 수 있다.
결국, ADPS 기능을 차단하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약 6% 단축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용 환경에 따라 배터리가 5∼10% 더 빨리 소진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럭시노트7에 3천500mAh의 배터리를 탑재했다가 발화 사고가 발생하자 갤럭시S8에서 화면을 더 키우고도 15% 이상 용량이 작은 3천mAh의 배터리를 채택했다. ADPS 기능을 도입한 것도 배터리 용량 축소를 보완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ADPS 기능 차단은 일부 소비자에게 예상치 못한 불편을 주는 일이므로 제조사가 그 전후의 차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양해를 구해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별다른 설명 없이 갤럭시S8 시리즈의 붉은 화면을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동시에 '원포인트' 업데이트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DPS 기능은 자동차를 공회전할 때 기어를 중립에 놓는 정도의 개념"이라며 "기능을 꺼도 소모 전류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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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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