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주무장관에 일임…"주말마다 마라라고 가느라" 비판도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로 취임 100일이 다 되도록 외국 순방에 나서지 않아 설왕설래가 나오고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100일 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라크, 멕시코 등을 위시해 총 9차례 외국 순방에 나섰고, 조지 W.부시 전 대통령도 멕시코와 캐나다 2곳을 찾았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을 현안이 걸린 유럽과 아시아 등지로 보내 자신의 메시지를 대신 전파하도록 했다.
"대북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북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위험하고 다급한 위협"이라는 미국의 대북 입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최근 아시아를 순방한 펜스 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처신을 놓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미국 우선주의'가 주요 배경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대선 기간 주창한 미 우선주의에 기반을 두고 동맹이나 적국 모두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움직임 속에서 이러한 이례적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대외 개입주의를 최소화할 테니 자신을 만나고 싶은 외국 정상은 미국 땅으로 들어오라는 게 트럼프의 메시지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시시콜콜히 관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관 등 참모들을 믿고 맡긴다고 설명한다.
그가 펜스 부통령을 최대 현안인 북핵 대처를 위해 아시아 순방에, 틸러슨 국무장관을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걸린 나토와 러시아에 보낸 데서 이를 알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기업인 출신으로 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을 직접 만나기보다는 전화통화를 선호한다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그가 외국 순방에 나가는 복잡한 길을 택하는 대신 주말마다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지인들과 놀며 골프를 치는데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한 소식통은 인터넷매체인 버즈피드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반대로 외국에서 매우 인기가 없다"며 "자칫 대규모 항의에 직면할 수 있어 외국에 가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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