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6월 8일 조기총선 레이스에 돌입한 영국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 잔류 옵션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테이블에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당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담당인 키어 스타머 의원은 25일(현지시간)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변하지 않는 EU 단일시장 접근 옵션은 성공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다"면서도 이 옵션은 협상 테이블에 남겨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의원은 또 EU 관세동맹 잔류 방안 역시 협상 테이블에 올려져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U 단일시장 잔류와 관세동맹 잔류를 명확히 공약하지 않고 그 가능성을 열어놓는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모호한 입장으로 정리한 셈이다.
반면 집권 보수당은 EU를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이탈하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 입장을 천명했다.
다만 스타머 의원은 지난해 국민투표로 드러난 브렉시트 결정을 존중하겠다면서 브렉시트 찬반 재투표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신 영국 정부가 EU 27개 회원국과 벌여 타결할 탈퇴 협상안을 놓고 "의회의 의미 있는 표결"을 약속했다.
협상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영국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돌려보내 다시 협상토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메이 총리는 협상 타결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약속했지만, 표결은 '받을 것인가 아니면 탈퇴 협정 없이 EU를 떠날 것인가'하는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스타머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300만명으로 추정되는 영국 내 EU 시민들에 대한 거주권한을 즉각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 총리와 EU 측은 영국 내 EU 시민들과 120만명으로 추정되는 EU 내 영국 시민의 거주권한 보장 문제를 협상 우선순위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스타머 의원의 이날 발언들은 브렉시트 협상에 관한 노동당의 총선 공약을 뜻한다.
현재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대폭 늘리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노동당은 수십 석을 잃는 참패를 당할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들의 예측이다.
메이 총리는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자신의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직접 확보함으로써 당내 브렉시트 강경파와 야권의 브렉시트 반대파들을 동시에 다잡은 상태서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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