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 칼럼] 중국 4차 산업혁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2017-04-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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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제조업', '중국제조 2025', '인터넷플러스'로 설명되는 중국 4차 산업혁명

산업용 로봇수요 등 방면 협력 모색, 중국발 M&A에 전략적 대응

부산외국어대 중국학부 김동하 교수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이 2011년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인터스트리 4.0에서는 ‘기계 및 장비를 초연결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기계와 사람, 인터넷 서비스가 상호 최적화된 스마트 공장을 구현 및 확장하는 프로젝트’로 명시하고 있다. 최근에 ‘4차 산업혁명’이 다시 화두로 등장한 이벤트는 2016년 1월에 개최된 제46회 다보스포럼이었다.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채택해 여러 글로벌 경제적 위기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논의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할 것인가?

▶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의 등장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최근에 이와 유사한 개념인 ‘4차 공업혁명’이라는 키워드를 등장시킨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2016년 6월, 톈진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전환적 영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0차 하계 다보스 포럼이다.  

포럼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는 ‘스마트 제조(智能制造)’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당시 펑페이 공업정보화부 차관이 "중국 제조업은 유효수요·공급이 모두 부족한 상황으로, 차세대  IT인터넷 기술과 제조업의 융합만이 제조업 발전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는데, 해결방안으로 ‘스마트 제조’를 제시한 것이다.

▶ ‘중국제조 2025’와 4차 산업혁명

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그 답은 ‘중국제조 2025’에서 찾을 수 있다.

저수익·저임금형 중국 제조업의 고도화는 2008년말 미국발 경제위기를 경험한 중국 정부의 오랜 숙제였다. 이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 공개되었고, 이를 '중국화'하기 위한 작업이 2014년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2016년부터 시행된 중국의 5개년 발전 청사진,  '13차 5개년 경제발전규획'에 향후 30년간 중국 제조업 발전 전략을 마련했다. 이것이 바로 ‘중국제조 2025’이다.

2015년 5월 발표된 '중국제조 2025'에 따르면 산업구조 고도화는 향후 30년간 3단계로 구분해 추진된다. 2015∼2025년은 1단계로, 중국 제조업을 독일·일본 수준으로 높여 세계 제조강국에 진입한다. 2단계(2026∼2035년)는 중국 제조업을 글로벌 제조강국 중간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며, 마지막 3단계(2036∼2045년)는 주요 산업에서 선진적인 경쟁력을 갖춰 세계시장을 혁신적으로 선도하는 제조업 제1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향후 성장동력이 될 10대 산업을 선정해 전략적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10대 산업은 차세대 정보기술, 고정밀 수치제어 및 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선박, 선진 궤도교통설비,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농업기계장비, 신소재,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이다. 대부분이 ‘4차 산업혁명’과 연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중국제조 2025’에서는 9가지 중점 추진사항을 명시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스마트 제조(IT와 제조업의 융합 추진)’가 '중국판 4차 산업혁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 또 다른 연결 고리, 인터넷 플러스

중국이 ‘스마트 제조’를 통해서 기존의 하드웨어(공장)를 소프트웨어와 연결하려는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면, ‘인터넷 플러스(인터넷+)’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친화형으로 바꾸는 작업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인터넷+’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국가 정책으로 격상된 것은 2015년 리커창 총리에 의해서이다. 2015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리커창 총리는 ‘인터넷+행동계획’을 언급하며, 모바일 인터넷과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을 전통산업과 융합시켜 산업 구조전환과 업그레이드를 도모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후 몇 달후인 같은 해 7월 중국 국무원은 '인터넷+ 적극 추진에 관한 행동 지도의견'을 발표해 이를 규범화했다.  여기에는 향후 10년간의 '인터넷+' 발전 목표가 제시돼 있다. 즉, 2018년까지 인터넷과 경제·사회 각 분야의 융합 발전을 통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2025년까지는 인터넷경제와 실물경제의 융합 발전 체제를 구축하려 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의 주요 실행수단 중 하나로 ‘인터넷+’가 꼽히고 있다.

▶ 우리의 대응

중국은 ‘중국제조 2025’로 하드웨어를, ‘인터넷+’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중국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우리 기업의 대응 방안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 동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2016년 이후 이들 두 분야를 아우르는 정부의 정책, 법률·법규, 가이드라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 제조 장비 및 응용, 핵심 범용기술 R&D, 신형 공업 네트워크 설비 및 시스템 개발, 정보 안전 소프트웨어 제품 관련 기업들이 수혜자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2년간 시범사업을 거친 스마트 팩토리는 2017년부터 일부 지방정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거대한 산업용 로봇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따라서 이들 분야에서의 협력 공간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양국간 경쟁 분야도 상존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제조업 혁신 3.0’ 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오고 있다. ‘중국제조 2025’와 ‘인터넷+’ 정책을 보면 로봇·사물인터넷·3D 프린팅·빅데이터·인공지능·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양국 정부의 지원 분야가 겹치고 있다. 따라서 R&D 분야 등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등 상생 모델 도출도 요구된다.

셋째,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면서 대거 인수합병(M&A)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이 갖고 있지 못한 기술은 적극적으로 M&A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정해놓은 목표치 달성을 위해 인수 범위와 대상은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발 M&A 메가 트랜드’에 우리 관련 기업의 전략을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

부산외국어대 중국학부 김동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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