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야당 불모지인 대구를 찾아 통합 대통령을 내세웠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광화문 광장에서 미래 지도자 이미지를 내걸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서민 대통령'을 표방하며 서울 가락시장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안보 대통령’을 내걸고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첫 유세를 벌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구로공단을 방문해 노동을 국정 제1과제로 삼겠다는 강한 포부를 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19대 대선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문 후보는 이날 하루만 대구·대전·수원·서울 광화문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강행군을 펼친 뒤 제주로 이동해 선거 운동 첫 밤을 보냈다. 지지세가 약한 대구와 '스윙보터' 지역인 중원을 첫 공략지로 삼은 것이다.
세월호 리본을 단 문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대구 2·28민주의거기념탑을 참배한 뒤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로 이동해 유세차량에 올랐다.
그는 "민주당 역사상 지금까지 대구에서 유세를 시작한 일이 없었다"며 "대구 대통령, 부산 대통령, 광주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남뿐만 아니라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서 골고루 지지받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동선이다.
홍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서울 가락시장을 시작으로 충남 아산 현충사를 거쳐 대전에서 소상공인 및 충청권 공약을 발표했다. 홍 후보는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의 첫 시작을 가락시장에서 한 것은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새벽 시장에 있기 때문"이라며 '서민 대통령'인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대전 역전 시장에서는 소상공인·전통시장 공약을 발표하고 시장 상인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영세 생계형 업종을 정부가 보호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대전·충남지역 공약으로 세종시를 개헌을 통해 행정수도로 법제화할 것 등을 약속했다. 오후에는 대구 동성로 및 서문시장 등을 들러 보수표심의 집결을 도모했다.
특히, 홍 후보는 이날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거듭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동대문구에서 여론조사로는 제 지지율이 뒤처져 있었지만 막상 결과는 달랐다”며 “지금의 여론조사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광화문 광장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8시경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초록색 셔츠와 초록색 점퍼 차림으로 광화문에 등장했다.
안 후보는 10여분 정도 출근길 인사를 하며 시민들과 만난 뒤 유세 차량에 올라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곳 광화문에서 미래를 약속한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들겠다"며 "누가 개혁의 적임자인지, 누가 미래를 만들 지도자인지,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인지 선택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광화문 유세 직후 호남으로 갔다가 저녁엔 대전을 방문해 충청권 공략에 나섰다. 18일엔 대구를 방문한다. 호남과 대전, 대구를 차례로 방문하며 문 후보 맞수로서 전국 지지율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유 후보는 ‘정통 보수’의 색채를 강조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방문하며 안보행보를 첫 유세로 선택했다. 그는 공식 유세가 시작되는 이날 0시 서울 중구 종합방재센터 방문 후 오전 인천에서 '보수의 새 희망' 출정식을 열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사드 배치 입장 및 말 바꾸기를 두고 맹공을 가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후 경기도 안산시 소재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공약을 발표했다. 또 서울로 다시 올라와 잠실역과 석촌호수에서 유세한 후 저녁에는 롯데월드타워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 제작자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내건 심 후보는 여의도에서 한국노총 임원과 사무직 노동자를, 경기도 고양시 서울메트로 지축차량기지에서는 현장 노동자 등을 만났다.
오전 8시께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여의도역 4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앞서 심 후보는 이날 0시 경기도 고양시 서울메트로 지축차량기지를 방문, 열차 입·출고와 정비, 청소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