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IT 강자인 구글이 삼성과 LG를 두고 '투트랙 전략'을 꾀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글은 LG와는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펼치는 반면, 삼성과는 묘한 갈등관계를 연출하고 있다.
◆구글-LG, 협력 확대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구체적 확정 사항은 없지만 플렉시블 OLED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고객사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구체적 사항이 확정되면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가 비록 구글과의 협력에 대해 미정이라고 했지만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구글은 플렉시블 OLE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그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귀가 솔깃한 제안이다. 1조원은 6세대 중소형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 라인 1개를 지을 수 있는 금액이다.
LG디스플레이가 아직 LCD(액정표시장치)를 주력으로 하는 만큼 증설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구글과 LG의 긴밀한 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구글은 새 모바일 운영체제(OS)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LG전자 스마트폰에 내준 전례가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구글이 지난해 주도적으로 기획·생산한 픽셀과 픽셀XL 다음으로 G6가 처음이다. LG전자의 새 스마트워치 'LG워치 스포츠'와 'LG워치 스타일'에도 구글의 최신 웨어러블 전용 OS가 탑재됐다.
또 구글은 과거 넥서스 등 개발자들에게 표준이 되는 ‘레퍼런스 폰’을 LG전자와 협업해 출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탈(脫) 구글' 가속화
반면 구글이 삼성에는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7의 경우 출시한 지 1년이 다 돼서야 구글이 자사의 최신 모바일 OS '누가'로 업데이트를 허용했다. LG전자가 지난해 9월 출시한 V20에는 처음부터 탑재토록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업계에는 이 같은 구글의 조치에 대해 삼성전자의 '탈 구글' 움직임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자사 스마트폰 거의 모두에 구글이 개발한 안드로이드 OS를 쓰고 있어 사실상 'OS 종속' 상태였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오픈소스 OS 타이젠을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술 '빅스비'까지 탑재한 갤럭시S8을 내놓고 구글과의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또 오는 9월에는 성능이 향상된 타이젠 4.0 운영체제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해왔지만, 이제는 구글에서 벗어날 기회를 노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