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할미꽃 뿌리를 찧어 물에 타서 뿌리면 화장실에 있는 파리나 구더리를 없앨 수 있다. 또 뱀에 물렸을 대 할미꽃을 반으로 갈라 물린 부위에 붙이면 효과가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자생생물 활용가치를 찾기 위해 지난해 강원지역 3곳 국립공원과 전통마을 조사를 통해 생물자원의 이용에 관한 전통지식 2500여건을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이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강원권의 설악산·오대산·치악산 국립공원 주변 지역과 사천 갈골마을, 인제 냇강마을 등 총 72개 마을에 거주하는 167명 현지주민을 면담한 결과다.
연구진은 식물·어류 등 426종 생물자원과 관련된 총 2495건 전통지식(오대산국립공원 996건, 치악산국립공원 869건, 설악산 국립공원 345건, 전통마을 285건)을 발굴했다. 전통지식 제공자 주요 연령대는 70~80대 고령층으로 전체 85%에 해당하는 정보를 제공했다.
생물자원 이용에 관한 대표적인 전통지식은 삽주, 질경이, 참취, 익모초 등 식물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이용한 사례들이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대상 지역에서 최소 70~80년 전부터 삽주, 질경이, 삼취를 나물 등으로 먹거나 배탈 또는 체했을 때 이용했으며, 익모초는 더위를 먹거나 화상에 약초로 사용했음을 밝혀냈다.
이밖에 파리, 모기 등 해충을 쫓아내는 데에 ‘할미꽃’ 뿌리를 사용하고, 관절통과 신경통에는 ‘속새’라는 식물을 활용해왔음을 알아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굴된 전통지식을 국가 생물자원 전통지식으로 보존·관리하고, 생물자원 유용성 탐색 연구에 이용할 예정이다.
또 전통지식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찾아내 생물자원 보전과 전통지식 계승을 위한 체험, 교육, 홍보에 활용할 계획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조상들 지혜가 담긴 전통지식은 잠재적 활용가치가 높아 생물자원 산업화에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자생 생물자원의 전통지식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