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한글의 창제 목적과 원리를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일부 불에 탄 모습으로 지난 10일 공개됐다.
상주본은 2008년 그 존재가 알려졌지만 종적을 알 수 없었고, 소장자인 배익기(54)씨의 집에 화재가 발생해 훼손됐다는 소문이 퍼져 있었다. 배씨는 오는 12일 치러지는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상주본 재산가치를 1조원으로 환산해 재산 등록을 하려다가 선거관리위원회가 "실물 소유를 확인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어차피 공개한다면 재선거에 출마한 지금이 적절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직접 찍은 사진을 내놓았다.
배씨는 2012년 2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헌책방에서 훔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2014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 1월 15일과 2월 15일 배씨에게 훈민정음 상주본 인도요청서를 보냈고, 배씨와 면담하면서 책을 돌려달라고 설득하고 있다"며 "소유권이 국가로 넘어와 있는 상주본을 배씨로부터 강제 환수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