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미국-러시아 간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친러시아적 성향을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에 커다란 균열이 생기고 있다고 CNN 등 현지 언론들이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이 러시아 증오하는 이유 알았을 것"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기간에도 푸틴 대통령을 옹호해왔으며, 이같은 태도는 공화당 주류의 외교적 입장과는 대치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대해 “무고한 어린이와 아기들을 죽인 것은 (시리아 정부가) 레드 라인과 많고 많은 선을 넘은 것”이라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악랄한 행동이 도를 넘었다"고 비난했으며, 결국 미군은 7일 시리아의 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에 60∼70발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공격을 억지로 만들어낸 구실 하에 이뤄진 것이며, 국제법 규정을 위반하는 주권국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CNN은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양국 정상의 이견이 향후 관계 악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확실치는 않다"면서도 "시리아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주류가 왜 러시아를 그렇게 적대시하면서 미국의 제 1의 적이라고 불러왔는 지 알게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 "러시아 공군 시리아 반군지역 공습 나선 듯"…양국 긴장 높아져
게다가 8일 서구국가들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이 장악 중인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주 우룸 알-조즈에서 러시아 공군이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공습이 진행됐다. 이번 공습으로 민간인 18명 이상이 숨졌다고 시리아 인권관측소가 밝혔다.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폭격기의 형태와 비행 방향, 포탄 형태 등을 미뤄볼 때 공습 주체가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러시아 폭격기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밝혔다.
이들리브 주는 현재 시리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으로,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정기적인 공격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번 공습이 러시아쪽의 보복 공습임이 밝혀질 경우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시리아를 두둔할 수록 러시아의 고립을 심화할 수 있다고 8일 전망했다.
내전 승리를 위해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행보가 러시아의 입지를 좁게 만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9월 아사드 정권에 군사적 개입을 시작할 당시 그 이유로 테러와의 전쟁을 들었다. 게다가 시리아 내전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해온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