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소재로 차별화하는 국내 '빅3' 철강사

2017-04-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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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당진제철소 내부. [사진= 류태웅 기자]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 국내 철강업계 빅3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는 '프리미엄 철강사'로 거듭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상황을 돌파할 묘책이다. 각사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차별화하고, 수익성을 증대시킨다는 전략이다.

◆빅3, 고부가가치 소재 판매 '대세'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1위인 포스코가 가장 적극적이다. 2기 체제를 연 권오준 회장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이전처럼 향후 50년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포스코는 최근 고망간강을 대량으로 값싸게 생산하는 상용화 기술을 독자 개발했다. 망간이 약 20% 포함된 고망간강은 영하 162도의 극저온 액화천연가스(LNG)를 보호할 수 있는 '신소재'다.

포스코는 이 기술을 활용해 망간을 첨가한 트윕(TWIP)강도 상용화했다. 자동차 강판으로 활용되는 이 제품은 기존 철강 제품 대비 강도는 높고 얇지만, 성형성은 3배 크다. 원하는 모양대로 제품을 가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포스코가 독자 기술화한 '월드퍼스트'다.

포스코가 개발한 이런 월드프리미엄(WP), 월드베스트, 월드퍼스트 제품에는 '꿈의 강판'인 기가스틸도 포함된다. 기가스틸은 1㎟당 1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초고장력강판으로, 기존 철강 대비 3배 이상 강력하다. 반면 무게는 3분의 1 수준이다.

현대제철도 초고장력강판 자동차강판과 고강도 철근, 내진용 강재, 핫스탬핑강, 고부가 강관용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 전략제품은 2015년 767만t에서 2016년 825만t으로 판매량이 늘었고, 올해는 866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양과 질 모두 우수한 컬러강판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견고히 하기 위해 재투자를 통한 고급화, 차별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컬러강판의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이 부문은 선두 지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R&D 통해 수익성 키운다
이들 3사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시장 상황과 맞물려 있다.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에다 수요 둔화로 수익에 영향을 받은 만큼, 일반 제품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생산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철강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늘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2015년 각각 4514억원, 1069억원, 80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고, 이듬해에는 4615억원, 1218억원, 94억원으로 각각 늘렸다.

각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권오준 회장은 '신(新)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4대 어젠다 가운데 하나로 WP·기가스틸 등 철강사업 고도화를 제시했다.

2019년까지 현재 전체 제품 대비 47%인 WP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고, 2000만t을 판매하기로 했다. 또한 특히 기술력과 수익성이 좋은 월드프리미엄플러스 (WP+) 제품을 선정하고, 그 비중을 늘려가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현재 8110억원을 들여 진행 중인 고도화 자동차 강판, 초고장력 강판 등 고부가철강재 생산 설비 투자 외에 내년까지 알루미늄·탄소섬유 등 경랑소재 R&D에 3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고유 강종인 3세대 자동차강판(AMP강)의 개발 및 신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고 미래 자동차강판 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해야 않겠느냐"며 "일단 포스코가 불을 당긴 만큼, R&D 투자를 더 공격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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