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6일 브리핑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어제 오전 나가미네 대사의 통일장관 면담을 요청했다"며 "일정 등 여러 사항으로 인해 면담이 어렵다는 입장을 어제 오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나가미네 대사는 홍 장관 외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에 면담을 신청했다.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으로 돌아갔던 나가미네 대사는 지난 4일 한국으로 복귀하면서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국무총리 등 중요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한일 (위안부) 합의의 실시(이행)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외교 의전상의 관례, 국민 정서 등을 감안, 이 같은 면담 신청에 당분간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특히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미네 대사가 4일 귀국 직후 기자들 앞에서 황 대행을 만나겠다고 밝힌 것은 명백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교부도 6일 "나가미네 대사의 조율되지 않은 황 권한대행 면담 요구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정상 예방과 관련한 사항을 양측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언급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외교관례, 면담 필요성 등을 종합 검토해서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나가미네 대사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한일본대사관은 지난 4일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에 즈음해 1차로 황 대행, 통일·국방장관과 나가미네 대사의 면담을 각각 신청했다가 추후 윤 장관과의 면담을 추가로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주한 일본대사는 업무 협의때 외교부 차관 또는 차관보가 카운터 파트를 맡아왔다. 그런 터에 신임장 제정 또는 이임 인사 계기 외에 한국의 현직 정상과 대사가 면담하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으로 보인다.
더불어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일본 정부의 조치가 한국 내에서 과도한 대응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돌아온 일본 대사를 한국 최고위 인사가 만나는 것은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가미네 대사는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한 일본 정부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9일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4일 서울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