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어느 집에나 한 개쯤은 있을 법한 비타민 제품들을 보면, 각각 포장이 다르다. 플라스틱 통에 담겨있기도 하고, 하나씩 뜯어서 먹을 수 있도록 블리스터 포장이 돼있기도 하다.
이처럼 비타민 제품들의 포장이 각기 다른 이유는 뭘까. 혹시 ‘제품의 효능을 결정짓는 특정 성분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각 제품의 포장기법 역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대표적인 비타민 제품으로 자리 잡아온 일동제약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는 최초 출시된 시점부터 블리스터 포장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아로나민 실버프리미엄 정’은 같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품과 달리 플라스틱 병으로 포장돼 있다. 뼈 건강이 필요한 고령층이 주요 마케팅이 되도록 ‘리뉴얼(renewal, 재구성)’됐지만 기본적으로 구성되는 성분은 크게 차이가 없는데도 말이다.
비타민 시장에 진출한 녹십자가 내세운 ‘비맥스’ 시리즈도 전 제품에 플라스틱 병 포장이 적용돼 있다. 같은 비타민 제품이지만 아로나민은 블리스터 포장, 비맥스와 삐콤씨는 플라스틱병 포장으로 포장법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포장 차별화는 국민 정서를 노린 결과다.
일동제약이 아로나민에 주로 블리스터 포장을 활용한 것 역시 마케팅 전략이다. 블리스터 포장은 휴대성이 우수하고 외관 상 위생적이어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비타민 블리스터 포장은 포장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한데, 일동제약은 이를 갖추고 있다”면서 “사람마다 선호도는 다르겠으나 특정 성분보다는 주요 소비자의 포장 선호도와 복용편의성를 우선 고려해 블리스터 포장과 병 포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를 위한 고급화 전략의 차이만큼이나 포장비용에서도 입장 차는 있다. 녹십자는 병 포장이, 일동제약은 블리스터 포장이 더 비싸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