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전망]태평양 진출과 봉쇄, 두 힘의 충돌

2017-04-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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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건설한 남중국해 인공섬.[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한반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대만해협, 그리고 남중국해. 태평양을 끼고 미국과 중국의 안보이익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4곳이다. 중국은 거대해진 국력을 배경으로 태평양으로 뻗어나가려고 하는 반면, 미국은 동아시아의 우방국들과 함께 중국을 봉쇄하고 있다. 과거 이 4곳은 잠잠했지만, 중국의 굴기가 지속되면서 한 곳도 빠짐없이 모두 뜨거운 분쟁지역으로 떠올랐다. 광활한 태평양 4곳에서 전개되는 미·중 강국의 대결은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의 작은 테이블 위에서 펼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태평양 분쟁지역을 두고 치열한 기싸움, 기민한 두뇌싸움을 벌인다.

◆중국, 남중국해 기선제압

분쟁지역 4곳 중 중국이 기선을 제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곳은 남중국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지난달 27일 중국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필리핀명 칼라얀군도) 인공섬 3곳에 짓고 있는 군사시설이 완공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들 섬에는 전투기 24대와 대형기 4대가 들어갈 수 있는 격납고가 완공됐고,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위한 개폐식 지붕의 강화 엄폐시설도 확인됐다.

인공섬이 완공되면, 중국은 이곳을 군사기지화해 무력을 투사할 수 있다. 인근해역들을 실효지배한다면 이 지역 영유권 분쟁에서 우세를 점하게 된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불법적인 인공섬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무력시위 빈도수를 높이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은 칼빈슨함 항모전단을 이 지역에 전개시키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남중국해는 분쟁이 한껏 달궈진 지역이며, 관련 당사국이 다수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국의 입장차가 현격한 만큼, 서로간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적 발언의 수위가 얼마나 높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동중국해 미·일 해군 합동훈련

센카쿠열도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곳은 표면적으로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다만 미국은 센카쿠열도가 미·일안보지역의 범위에 포함돼 있음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일본과 공동으로 동중국해에서 해상훈련을 벌이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이 지역에서 지난달에만 두 번의 합동훈련을 전개했다.

중국은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경비정과 초계기를 센카쿠 인근으로 보내며 분쟁지역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중국은 해군전력 강화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센카쿠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일방적인 행동으로 일본의 영토 주권을 위협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역시 '핵심이익'이라며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친 상태다.

◆태평양 메시지, 그 수위는?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집권 이후 중국의 대만 압박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만문제를 거론할지도 관심사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고해야 한다며 한 차례 중국에 대한 공세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해 갈등이 봉합되긴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반도 역시 미·중 양국이 충돌하는 지역이다. 태평양 4곳의 분쟁지역 중 가장 첨예한 갈등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곳인 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중국의 대북압박 수위 제고를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북·미 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주문하고 있다.

미·중 양국 지도자는 태평양을 둘러싼 갈등과 경쟁구도를 잘 인지하고 있다. 각국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갈등을 관리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동의하고 있다. 양국은 상황에 따라 갈등을 고조시키기도, 소강상태로 밀어넣기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태평양 분쟁지역을 놓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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