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성묘철인 청명절(淸明節) 연휴를 맞이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묘지 가격이 화제다. 집값보다도 비싼 묘지값에 현지인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묘지 구매제한령까지 내렸다.
3일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묘지가격이 최근 연일 상승세다.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서 호화묘지 가격은 15만~20만 위안(약 2500만~3200만원)으로 일반 묘지가격의 다섯 배에 달하지만 오히려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대도시의 비싼 묘지값에 사람들은 인근 중소도시로 묘지를 옮겨가고 있다. 이에 인접한 중산(中山)·포산(佛山)시 등 현지 정부는 토지자원 부족에 외지인의 묘지 구매를 금지하는 묘지 구매제한령까지 내렸다.
이는 비단 광둥성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상하이(上海)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기당 면적이 1㎡로 제한된 상하이의 고급묘지 가격은 평균 30만 위안(4900만원)으로 중국 30여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 평균 묘지가격도 1㎡당 9만 위안에 달한다. 상하이의 1㎡당 평균 주택가격이 6만 위안인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액수다.
상하이의 비싼 묘지가격에 떠밀려 인접한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등지로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면서 현지 정부는 외지인에 대해 묘지구매제한령을 내린 상태다.
이처럼 묘지 가격이 치솟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경제력이 없으면 장례 비용 걱정에 죽지도 못할 판이라는 푸념 섞인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며 묘지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중국 정부는 묘지로 인한 토지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까지 화장률 10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수목장(樹木葬), 화단장(花壇葬), 유골을 강이나 바다에 뿌리는 수장(水葬)·해장(海葬)과 함께 관을 똑바로 세워 묻는 직립 매장도 장려하는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