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강한 미국을 주창하며 중국을 거칠게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국 '핵심' 위치에 올라 대국굴기를 주도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간의 운명의 대충돌이 일어난다.
시 주석은 오는 4~6일 핀란드를 방문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6~7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역사적'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문제를 비롯해 양안관계, 무역불균형문제, 위안화문제 등 그동안 첨예한 대립을 보여왔던 난제들을 두고 불꽃튀는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불균형 팽팽한 기싸움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은 대규모 무역적자와 일자리 손실을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하며 중국을 압박, 설전을 예고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3470억달러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중국제품 관세 대폭강화' 등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서고 있다.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자투자협정(BIT) 체결을 위한 로드맵이 도출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물러설 수 없는 북핵문제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의제에는 북핵 문제가 빠질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선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으며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문제 등과 연관된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본격화할 태도를 보여왔다. 이와 함께 '외과수술'이나 '참수작전' 등을 언급하며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북핵문제는 북한과 미국간에 해결되야 할 사안이며,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정 부부장은 기자회견장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가하되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미중정상회담에서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더 강력한 대북제재를 동반한 중국역할론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양안문제는 빗겨갈 듯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집권 이후 중국의 대만 압박 공세가 극대화한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만문제를 거론할 지에 대해서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고해야 한다며 한차례 중국에 대한 공세에 나선 바 있다. 이후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해 갈등이 봉합되긴 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대만을 매개로 중국측을 자극할 수 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쟁점화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양안관계 전문가인 탕사오청(湯紹成)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양국이 다뤄야 할 중요한 쟁점이 많아 대만 문제가 무시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