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30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앞두고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이날 오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이 ‘뇌물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으나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곧바로 문을 지나 계단으로 올라갔다. 박 전 대통령으로선 심리적인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을 때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9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나왔다.
자유한국당 최경환·조원진 의원, 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 측근들 쪽으로 가볍게 목례한 박 전 대통령은 말없이 에쿠스 리무진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이 골목을 빠져나가는 도중 일부 지지자가 경찰이 설치한 펜스를 들어낸 뒤 차량에 다가가려고 시도해 이동이 잠시 지체되기도 했다.
경호차량과 경찰 사이드카가 앞뒤를 호위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이 탄 리무진은 봉은사로에 올라탄 뒤 선정릉역을 거쳐 교보타워 사거리까지 직진했다.
이어 반포IC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서울성모병원 사거리를 지나 유턴한 뒤 성모병원 사거리로 돌아와 법원 방향으로 우회전했다. 후미를 맡은 경찰 사이드카 부대는 성모병원 사거리에서 잠시 서행해 취재진 이동을 통제했다.
반포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온 차량은 서울중앙지검 서문으로 진입, 검찰청 앞 도로를 지나 바로 동쪽 서울중앙지법 앞에 오전 10시20분 도착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자택을 출발해 법원 앞에 닿기까지는 11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