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보수혁명' 통했다…추후 관전포인트는 '단일화'

2017-03-28 18:17
  • 글자크기 설정
이미지 확대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김지윤·김위수 인턴기자 = 이변은 없었다. 28일 열린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자 선출대회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앞서 권역별 토론회에서 4연승을 거둔만큼 그의 선출은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유 후보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5% 미만에 머무르는 낮은 지지율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가 일찌감치 제안해 온 '범 보수 후보 단일화' 카드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보수혁명의 깃발 들자" 유승민, 저성장 탈출 등 비전 밝혀

이날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은 유 후보를 연호하는 당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이종우 경선관리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며 유 후보의 선출이 확정되는 순간, 장내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유 후보는 맞상대였던 남 지사와 포옹하며 어깨를 두드려준 후 무대에 올랐다. 수락연설에서 그는 "우리 모두 당을 시작하던 지난 겨울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보수혁명, 정치혁명의 깃발을 다시 들어 올리자"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과 일부 세력 때문에 보수 전체가 매도 당해서도 안되고, 매도 당할 이유도 없다"면서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만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를 지켜온, 이 나라를 만들어온 보수가 이제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어야 한다"고 자신이 '보수의 희망'이 될 것을 선언했다.

유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경제위기를 해결하고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겠다"면서 "우리 경제의 3대 시한폭탄인 부실기업, 가계부채, 그리고 차이나리스크의 뇌관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한 시장경제' 등을 지향하는 강력한 구조개혁, 실용외교 등을 추진하는 한편,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정치개혁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강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대북관이 매우 위험하고, 경제·노동·복지·교육·보육 등 민생의 문제에 있어서는 철학과 정책의 빈곤과 무능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할 비전과 정책, 능력이 없으니 문 후보가 외치는 것은 오로지 적폐청산, 정권교체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미지 확대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후보 수락연설을 마친뒤부인 오선혜, 딸 유담씨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당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후보 수락연설을 마친뒤부인 오선혜, 딸 유담씨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남은 장애물, '범보수 후보 단일화'···"원점에서 생각해보겠다"

그러나 유 후보는 당장 하위권을 맴도는 지지율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5%를 채 넘지 못하는 낮은 지지율 탓에,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수정당 대선주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인사는 자유한국당 소속의 홍준표 경남도지사지만, 그마저도 지지율은 10% 안팎이다.

지금의 보수정당으로서는 단일화가 이번 대선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보수정권 10년의 실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사실상 '기울어진 판'이라 불릴 정도로 보수정당은 몰락 위기에 처했다.

유 후보는 출마선언을 한 직후부터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강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대세론'을 꺾기 위해서는, 보수진영의 표를 모아 양자구도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도층까지 표심을 잡는다는 그림 하에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까지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그다. 시나리오대로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중도층까지 지지기반을 확장해 판세를 흔들 여지도 엿보인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분당의 계기가 된 친박계 청산, 국민의당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안보관 등이 장애물로 꼽힌다.

후보자 확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유 후보는 "국민들이 공감해주는 단일화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현실적인 장애물들이 있으니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원칙적으로는 단일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나, 고려할 지점이 많다는 설명이다. 

한국당과의 연대에 대해 그는 "한국당은 누가 봐도 국민들 보기에 진박(진실한 친박)들에 대한 인적청산을 확실히 하고 개혁적 보수의 길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한다면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경우 대통령이 된 다음에 법원에 재판을 받으러 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이해가 안 된다"면서, "원칙과 명분에 의한 단일화는 상대방이 대통령이 되어도 좋다는 전제 위에서 하는 것인데, 그 전제가 지켜지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가장 시급한 안보 현안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에 대해 오늘 이 순간까지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는 당"이라며 "또 박지원 대표 같은 분은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적 있는 분이기 때문에 안보관과 대북관에 대해 분명히 하지 않고서는 단일화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