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3년간 잠들었던 의혹들…속 시원히 풀릴까

2017-03-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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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출돌 등 난무하는 사고 원인 규명이 관건

대선 앞둔 정치권…“세월호 정치도구로 사용하지 말아야”

[세월호 목포 신항 이동경로]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지난 3년간 진도 앞바다에서 수많은 의혹을 남기고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1075일 만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목포 신항까지 이동하는 경로가 남았지만, 사실상 큰 고비를 모두 넘은 세월호가 그간 제기된 의혹을 풀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자정 반잠수식선박이 부상하며 완전한 모습을 보인 세월호는 곳곳이 녹슬고 선체 훼손이 심한 곳도 있지만, 원형이 크게 변형되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세월호는 지난 2014년 4월 침몰 당시부터 각종 음모론이 제기됐다. 정부와 수사기관이 사고 원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끊임없는 음모론에 시달려야 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5월 이른바 ‘장미대선’에서 세월호를 정치적 도구로 쓸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세월호 공방 채비를 끝내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 각종 침몰설, 이번 기회에 풀어버리자

수사당국과 정부는 2014년 세월호가 선체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조타수의 부적절한 조타로 무리하게 실은 화물이 쏟아져 침몰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 사이 암초나 다른 선박에 부딪혔다거나 폭침을 당했을 것이라는 설까지,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일단 지난 25일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균열 등 외부 충격에 의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 네티즌이 제기한 좌현 밑바닥 잠수함 충돌설은 목포 신항에 거치한 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월호가 왼쪽으로 누운 상태여서 선체 좌측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세월호가 기계 결함으로 침몰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대법원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2015년 대법원은 세월호 조타수를 무죄 선고할 당시 ‘조타기 결함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세월호 화물 출입구(램프)가 사고 당시 열려 바닷물이 유입돼 침몰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이는 지난 23일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선미 좌측 램프가 열린 채 발견되며 새로 제기된 의혹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부는 물론 해난사고 전문가도, 법원도 램프부분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적이 없다”며 “램프를 잘라내지 않으면 인양 자체가 불가능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는 28일께 출범하는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는 전반적인 의혹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월호가 26일 오전 반잠수선 갑판에 수평을 맞춰 안정적인 모습으로 얹혀 있다. 세월호는 2∼4일 정도 배수를 한 후 목포 신항을 향해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연합뉴스]


◆장미대선 변수로 부상한 세월호···정치적 ‘희생양’ 우려

3년 만에 올라온 세월호는 많은 의혹과 진상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단, ‘장미대선’이 치러지는 시점에서 세월호는 정치적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선주자들은 지난 23일 세월호 본인양이 제기되자 한목소리로 무사 인양을 기원했다. 모든 대선주자들이 이날 공식행사를 자제했을 정도로 ‘세월호 민심’을 의식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주자들은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보수 주자들은 야권이 조기대선의 정치적 소재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하는 등 세월호 인양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인양과정에서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간 세월호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인양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세월호 인양 시기를 놓고 정치적 판단이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윤 차관은 “인양 결정에는 다른 요소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며 “인양 시점을 정치적 요인과 연루시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해수부의 진정성을 믿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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