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 오사카 사학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에서 촉발된 이른바 '아키에 스캔들'에 대한 논란이 격화일로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회계연도를 앞두고 아키에 스캔들이 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자리잡으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4월 1일 회계연도 앞두고 '아키에 스캔들'에 시장 집중
지난 24일 기준 닛케이 평균 주가는 전날보다 177포인트 상승한 19,262로 마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아키에 스캔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학법인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의 폭로가 나온 다음 날로, 지금 당장은 아키에 스캔들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모양새다.
다만 아베 총리의 지지율 하락과 정치적 교착 상태가 계속되면 악화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카산 온라인증권의 이토 요시히로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질 수 있다"며 "닛케이 평균 주가는 약 18,000대로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4월 1일 일본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가운데 앞으로 투자자들은 아키에 스캔들을 시장 흐름의 주요 지표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의혹...논란 격화에 정부 '발 동동'
아키에 스캔들은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이 아베 총리의 이름을 딴 초등학교를 짓는다며 모금활동을 한 점, 정부와의 수의계약을 통해 헐값에 부지를 매입했다는 의혹 등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는 당시 해당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직을 맡았다.
일본 정부는 국유지 매입에 정부가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대중의 의구심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더구나 가고이케 이사장이 앞서 지난 2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의 증인으로 출석해 아키에로부터 지난 2015년 100만엔(약 1010만 원) 기부받았다는 폭탄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자민당은 가고이케 이사장의 국회 증언을 분석해 위증이라고 판단되면 위증죄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진·공산·자유·사민 등 야당은 아키에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해야 한다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국회에서 "우리 부부가 이번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총리직과 국회의원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장담한 상태다. 관저 측도 예상하지 못한 강경 발언이 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위기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위기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