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일 전직 장관들…"현 외교안보 상황 엄중…정부 적극적 노력 필요"

2017-03-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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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송민순·정세현 前 장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전직 외교·통일 장관 3명이 24일 한자리에 모여 지금의 외교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류길재·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한반도의 미래:외교로 묻고 통일로 답하다'란 주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일미래포럼에서 이같은 인식을 같이했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사진=연합]

노무현 정부때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했던 송 전 장관은 최근의 미·중 갈등과 관련 "가장 강대한 두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북한) 하나 못 잡는 것은 두 나라가 이해관계가 안 맞아서 그렇다"며 미·중간 이해관계를 조화시키도록 우리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또 "우리가 길을 하나하나 차단해서 남은 길은 미국밖에 없다"며 북한과의 개성공단 폐쇄를 더불어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의 한계, 사드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을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 외교는 차단한 길들을 하나하나 열어야 숨을 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오른쪽 부터),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연합]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도 "중국과 원수 되고 일본과 불편하고 러시아와도 좋은 관계가 아니며 남북관계는 단절됐다"며 "북핵정책이 잘못돼서 외교안보 및 남북관계와 관련해 길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들어서도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제갈공명 3명이 와도 어려운 상황으로, 세월호는 올라왔는데 외교안보는 가라앉아 버렸다"고 질타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장관을 지낸 류길재 전 장관도 "현 정세도 문제고 위기지만 우리가 대처하는 방식, 자세가 더 문제"라며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꼬집었다.

류 장관은 "우리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잘 요약하는 표현이 '풍랑 속의 조각배'가 아닐까 싶다"며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조각배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풍랑 속을 잘 헤쳐나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송 전 장관은 "개성공단을 닫은 것은 굉장한 실책"이라며 "문제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데 개성공단을 열겠다고 했을 때 국민이 어느 정도 수긍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상징적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에서 북한에 북미관계 개선의 시그널을 주고 북한도 핵·미사일 실험 동결 등의 선언을 하는 등의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전 장관도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이 재개돼야 한다고 보지만 쉽진 않다"며 "개성공단 말고도 모조리 닫혀있는데 인도적인 문제라든가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사업들을 조금씩 재개하면서 남북간 물밑 접촉을 통해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드를 둘러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전 장관은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핵심"이라며 "북한 대응용이니 중국은 신경 쓰지 말라는 전제로는 해결인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사드 레이더의 작전배치를 미루는 대신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핵·미사일 동결을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그래도 안되면 (사드 배치의) 명분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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