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前 통일부 장관, 15일 별세…박근혜 정부 초대 통일장관

2020-08-1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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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보수주의자' 류 전 장관, 암 투병 중 사망

전·현직 국무위원 중 처음으로 '최순실 사태' 사죄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부를 이끈 류길재 전 장관(62)이 15일 세상을 떠났다. 통일부는 이날 류 전 장관이 암 투병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류 전 장관은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돼 2013년 3월까지 2년간 통일부 수장의 역할을 했다.

제37대 통일부 장관이었던 류 전 장관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제12대 북한연구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저서로는 ‘북한의 개혁 가능성과 남북한 관계’, ‘체제전환 국가의 법제의 기본원칙 변화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외교통일추진단 추진위원을 맡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정책을 수립하는 데 참여했다. 학계에선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전 장관은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이른바 ‘최순실 사태’ 발생 당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와 같은 불행한 국무위원이 다시는 이 땅에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시국참회’ 글을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전·현직 국무위원 중 처음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해 사죄했다.

류 전 장관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향해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10일 SNS에 ‘문재인의 몽상이 대북정책을 망친다’라는 글을 통해 “문재인의 대북정책은 완전히 파탄 났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문제 삼고 남북 관계 단절과 대남(對南)사업을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류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몽상이 남북 관계를 파탄으로 끌었다고 지적하며 “첫 번째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경제 발전 계획안을 줬을 때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을 무엇으로 보고 이런 것을 내미나, 우린 미제와의 협상에서 훨씬 더 큰 그림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북한의 입맛에 맞춰주는 대북정책을 취하면 호응해 오리라는 것도 몽상이었고,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로 문 대통령의 몽상도 깨졌다”고 꼬집었다.

한편 류 전 장관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7시(성남 영생원)이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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