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의 통칭) 기간에 인민대회당에는 '부장통로(部長通道)'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직역하면 중국의 부장(장관)들이 지나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이 곳에서 부장들이 회의장에 입장하다 멈춰서서 기자들의 질문 두세개를 받고 대답을 한다. 과거에는 기자들이 따라붙어도 한마디 하지 않고 회의실로 들어가버리던 중국의 부장들이지만, 이제는 친절하게 정책설명을 한다.
지난해 전인대기간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두번이나 각부 부장들에게 "부장통로에서 적극적으로 언론과 접촉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부장통로에서 38명의 부장이 인터뷰에 응했다. 모두 100여개의 질문에 답했다. 이어 지난 1월 리 총리는 국무원 전체회의에서 "올해 부장통로는 반드시 지난해보다 더욱 성공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황수셴(黃樹賢) 민정부장, 장쥔(張軍) 사법부장, 중산(鐘山) 상무부장, 리샤오펑(李小鵬) 교통부장 등 최근 새로 임명된 부장들은 부장통로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 3일 중산 상무부장은 부장통로에서 "제가 부장에 오른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라며 중국의 미래 무역전망을 설명했다.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전 약 40분동안 무려 8명의 부장들이 부장통로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시간관계상 2~3개 질문밖에 못받지만, 이 과정은 모두 CCTV를 통해 생중계됐다.
부장통로의 사회자인 주헝순(朱恒順) 전인대 내무실 처장은 "올해 부장들의 반응이 자유스럽고 자연스러웠으며, 핵심사안들에 대한 대답이 많이 나왔다"며 "시간이 더 많았다면 더 많은 질문을 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