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기업 기술애로 해결의 길, 개방형 플랫폼에서 찾아야

2017-03-09 14:29
  • 글자크기 설정

이대권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기술개발지원본부장

이대권 산기협 기술개발지원본부장

세상은 혁신적인 몇몇 제품들에 의해 크게 변모해왔다. 그 제품 중에 휴대폰을 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단지 발신과 수신의 기능에만 충실했던 초기의 휴대폰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스마트폰은 더욱 놀랍다.

작은 기계 안에 있는 정보는 우리에게 더 이상 전화번호도, 주소도, 그 어떤 것도 외우게 하지 않는다. 궁금한 문제가 생겨도 우리는 휴대폰을 꺼내 검색을 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지금 시대는 언제나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보 그 이상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문제는 연결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의 연결로 대변된다.

여기서 ‘연결’이란 결합과 융합을 통한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출 패러다임이다. 이미 세계는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융합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세계 10위권 기업도 재편됐다. 10위권 기업 대다수가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기술혁신을 통해 신기술과 소비자 ‘연결’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이다.

우리나라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각 산업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비 총액은 65조 9594억원으로 세계 6위 수준이며, 연구개발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23%로 OECD 국가 중 1위이다.

그러나 R&D의 생산성은 OECD 상위권 국가에 크게 못 미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술의 수명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환경 속에서 기업의 니즈와 기술이 정확하게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소·중견기업에게 4차 산업혁명은 기회인 동시에 시련이다. 심화되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산방식을 혁신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물적·인적 자원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게 자체적 기술혁신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하고 현실적인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지닌 기술자산이 경제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방적 가치 창출의 구조를 마련하고, 기업의 니즈와 공공기술을 정확하게 연결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 창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방형 플랫폼이 중요하다. 2015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를 통해 정부 부처 산하 60여개 전문기관과 함께 R&D 전문 인력과 특허 등을 기업의 니즈에 따라 적합하게 실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플랫폼인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서비스(SOS1379)’를 시행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 문제를 해결하고 중소·중견 기업의 역량을 강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자는 취지다.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에 대한 진단뿐 아니라 기술이전 및 장비지원 등 실질적 솔루션을 공공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총 2만5000여건의 기술애로에 대해 솔루션을 제공한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서비스의 성과 중 일부를 소개하자면, 그간 도시철도 및 경전철의 열차 위치 감지에 사용되고 있는 액슬카운터 장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오고 있다.

'SOS1379'는 국산화에 대한 기업의 니즈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기술과 연결함으로써 기술수요 조사 분석, 장치의 설계 및 시제품 제작을 지원했으며, 그 결과 국내기업이 액슬카운터에 대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해당 기업의 매출은 2014년 67억원에서 2015년엔 98억원으로 약46% 증가했을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남아공 등 중앙아시아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 막 가시화 되고 있는 성과만으로 기업과 기술의 연결을 통한 가치창출 구조가 성공적으로 구축됐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단기적 성과를 넘어 더욱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고 기술혁신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시대는 변화했다. 한 사람의 뛰어난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시대는 이미 그 끝을 보이고 있다. 정보는 넘쳐나며, 해답은 가까이 있다. 당신이 풀어야하는 문제들에 대해 세상의 누군가는 이미 해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결국 기업의 기술애로를 해결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길은 개방형 플랫폼에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높은 파고를 넘기 위해 기업과 기술의 다양한 ‘연결’을 더욱 강화해야할 시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조적 아이디어는 상관없는 걸 연결하는 것이며 서로 다른 영역의 것 사이의 관계를 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의미한 연결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견고해지며 혁신에 다가선다. 그 연결과 연결 속에 하나의 거대한 방점을 찍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기업공감원스톱지원서비스의 존재 이유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