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 횡령 스캔들' 피용, 프랑스 대선 완주 시사...보수진영 분열 양상

2017-03-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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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위장 취업 논란에도 완주 시사...민주당 초유 긴급 회의 돌입

프랑스 공화당 대선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대선 레이스 완주 의사를 표명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공금 횡령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른 프랑스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프랑스 대통령 선거의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불과 7주 앞둔 상황에서 후보 교체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보수 진영이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역대 최악의 선거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피용 "잘못했지만 사퇴 없다"...당내 긴급 대책회의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피용 전 총리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지지자 모임에서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가족을 고용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공화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후보직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금 횡령 스캔들로 인해 출마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다 공화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 여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4~5월 대선을 앞둔 가운데 공식 일정대로라면 각 당은 17일까지 후보를 공식 확정해야 한다.

피용의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중도·보수 9개 정당의 연합체인 민주당·무소속연합(UDI) 소속 의원 등 약 250여 명은 피용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상태다. 민주당 내에서는 6일 긴급 회의를 열고 후보 교체 여부와 향후 대응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피용의 횡령 스캔들에 따른 지지도 추락을 만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론 조사에서 피용 전 총리의 지지율은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과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 이어 3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 대선 7주 앞두고 보수파 분열...우파 르펜 승기 잡나 

공식 대선 일정을 불과 7주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피용이 끝까지 후보 사퇴를 거부할 경우 보수 진영의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 진영 내 강경파들은 극우로 선회해 르펜 후보 지지로 돌아서고 온건파는 공화당 대신 마크롱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피용 전 총리의 바람과는 달리 공화당 내 후보 교체로 당론이 모아진다면 유력한 대체 후보로는 알랭 쥐페 전 총리가 유력하다. 프랑스 2방송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쥐페는 1차 투표 지지도에서 26.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크롱 후보(25%)와 르펜 후보(24%)의 지지도를 웃돈 것이다.

다만 쥐페 전 총리는 71세로 고령인 데다 이민 문제에 소극적이어서 보수 진영을 만족시키기엔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일부 진보적이라는 당내 비판도 떠오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보수 진영 내부가 극우와 중도좌파로 나뉠 수 있다는 지적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한때 유력 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피용 전 총리는 국회의원 재직 당시 아내와 두 자녀를 보좌관으로 위장 취업시켜 세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초 공금 횡령 스캔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수사가 시작되자 입장을 바꿔 구설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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