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중심의 경제에서는 생산성과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산업 간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진다. 자동차회사가 보다 튼튼하고 편리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철강회사를 인수하고 오디오회사를 사들이는 것이 그런 예이다. 중국은 좋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한국으로부터 철강을 수입하고 각종 자동차용 전자제품을 수입하는 것이다. 두 나라가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 중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30% 수준에서 유사하다. 고소득 국가 평균 15%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양국 모두 제조업에 의존하는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산업구조마저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나라가 흔들리면 다른 나라도 똑같은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 간 수직적 결합만으로 생존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대량생산을 통해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섬세히 충족시켜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에 산업간 수평적 결합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직적 결합이 활발한 환경에서는 보다 튼튼하고 편리한 자동차가 출현할 수 있지만 소비자의 까다로운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켜주는 카쉐어링(car sharing) 같은 산업은 등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수평적 결합이 널리 퍼지면서 요즘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날마다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그런 산업끼리 융합하면서 10년 전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산업들이 융성하고 있다. 우리가 가끔 “톡으로 보내.”라고 하면 특정 회사의 앱을 의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권에서는 Let’s Uber라는 표현은 우버택시를 이용하자는 의미이다. 우버는 2009년 이동서비스가 필요한 소비자와 승용차를 제공할 수 있는 운전자를 연결시켜 주는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전세계 72개국 425개 도시에서 한 달에 약 3천만 명이 사용하는 보편화된 이동서비스 중 하나이다. 우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까다로운 소비자의 요구를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우버는 미래의 소비형태도 바꿀 전망이다. 예를 들면, 중형급 자가용이 있는 소비자라고 해도 어떤 날은 대형 고급차를, 어떤 날은 4륜구동 승합차를 타고 싶을 것이다. 이런 욕구를 충족하려면 매우 많은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발전한다면 차랑을 소유할 필요가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미래 소비는 이처럼 다양한 욕구를 가장 낮은 예산으로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고 여기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제조업을 통한 발전이 우리 경제의 핵심이었음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의 섬세한 욕구를 하나하나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산업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이 떼를 쓴다고 흥분하지 말고 이윤창출의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시대에 뒤떨어진 각종 규제를 없애 새로운 산업이 매일매일 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이번 사태로부터 우리가 얻어야 하는 진짜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