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이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자 중국 관영언론이 "중국은 북한 핵 보유를 반대하는 동시에 북한과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일 '중국 기존 대북정책 견지해야, 감정에 휘둘리지 마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중국이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안 이행 강도를 높였지만 그렇다고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대국인 중국이 감정적으로 대북정책을 바꿀 일은 없다"고 확실히 못 박았다. 신문은 "지난 1일 왕이 외교부장이 중국을 찾은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우호관계 유지에 뜻을 모았고 특히 북한이 중국과 심층적 대화를 원했다"면서 "화가 난다고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너무 유치해 대국답지 않고 미국과 한국만 박수치며 좋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흔들림없이 반대하며 이에 안보리 대북제재안에 따라 올해 북한 석탄 수입을 일시 중단할 예정임을 강조했다. 안보리 대북제재를 이행하는 동시에 북한 정권과 지나치게 밀착되지 않는 선에서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환구시보의 주장이다.
이날 환구시보의 논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건넨 메시지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양 위원을 잠시 만나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더 노력하라(You gotta work on North Korea)"고 말했다.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을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여전히 북한 정권 통제에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과의 무역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며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