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계, 변해야 산다] ④ 포켓몬고 등 외산게임의 공습...VR·AR 신기술 선점이 관건

2017-0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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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 [사진제공=닌텐도]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1000만명."

지난달 국내 시장에 상륙한 '포켓몬고'의 누적 다운로드 수다. 나이앤틱이 개발한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는 출시 한 달만에 대한민국 게임 시장의 순위를 싹쓸이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외국산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국내 게임들이 서서히 잠식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외산 게임들에게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23일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포켓몬고는 출시 이후 4주 동안 하루 평균 387만명(안드로이드폰 이용자 대상)이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출시 당시 하루 500만명 이상이 즐겼던 것에 비하면 열풍이 다소 가라앉았지만, 주간 사용자 수는 평균 649만명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글과 애플 양대 마켓에서도 여전히 게임 최고 매출 순위 2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포켓몬고를 비롯해 외산 게임들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자리를 꿰찬지는 이미 오래됐다. 23일자 구글 플레이에서 매출 상위 20위 게임 중 외산 게임은 5개에 달했으며, 인기 상위 20위 안에 6개의 게임에 이름을 올렸다.

포켓몬고 매출과 인기 모두 2위를 꿰차고 있으며 핀란드 슈퍼셀의 히트작 '클래시로얄'이 6위, 미국 축구게임 '피파 온라인 3 M'이 9위, 중국 MMORPG(다중동시접속롤플레잉게임) 뮤오리진은 10위에 랭크됐다. 또 '모바일 스트라이크'와 '클래시오브클랜', '해전 1942', '강철소녀', '앵그리버드2' 등 외산게임들이 매출과 인기 순위 20위권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외산 모바일 게임이 3년전과 달리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 2014년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톱 20 중 외산 게임은 ‘캔디크러시사가’와 일본의 ‘퍼즐앤드래곤’ 등 단 두 종 뿐이었다.

때문에 현재 외산게임이 점령한 PC온라인 게임 시장처럼 모바일 게임 시장도 외산 업체에 주도권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국내 PC온라인 게임 상위권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두 종이 시장점유율 55%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AR·VR(가상현실) 등 신기술 선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에만 의존하는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AR·VR 시장은 2021년 약 125조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초기 시장은 VR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지만 2018년부터는 AR 시장의 규모가 VR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 가운데는 엠게임과 드래곤플라이, 한빛소프트 등 소수 중견사만이 AR 관련 게임을 개발 중이다. 엠게임은 AR과 위치기반 서비스(LBS)를 접목시킨 '캐치몬'을 개발 중이며,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AR'과 '또봇 AR'을, 한빛소프트는 GPS기반의 '소울캐쳐 AR'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작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빅3는 AR·VR 게임 개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과 상반되는 사례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회사들이 AR·VR 게임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이 신기술 게임 도입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숭실대 교수)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단순 퍼블리싱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면서 "인력과 자본력이 풍부한 대형 게임사들이 AR·VR 등 신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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