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아시아도 법인세 인하 추세..."기업 유치 등 경쟁력 강화"

2017-02-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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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법인세 인하 골자로 하는 세금 개혁 연내 추진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에서는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한 세금 개혁이 잰걸음을 내고 있다. 법인세율 부담을 낮춰 기업 유출을 막고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면 미국 내 경제 활동과 일자리 창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 "기업 유출 막아라" 미국, 법인세 35%-> 15% 인하 움직임
CNBC 등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보잉사와 캐터필러 등 미국 대기업 16개사는 최고경영자(CEO) 이름으로 백악관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수출시 법인세 부담 경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세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요구사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세금 개혁안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세금 개혁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경세 포함 여부 등 조정할 부분이 적지 않지만 빠르면 연내 도입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경선 시절부터 △ 법인세율을 현재 35%에서 15%로 완화 △ 상속세 폐지 △ 정부 규제 완화 △ 주식배당금 등 자본이득세 최대 20%까지 하향 조정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의 공약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미국 내 법인세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컨설팅 및 회계 전문 기업인 KMPG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기본 법인세율은 40%로 10년 전인 2006년과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아랍에미레이트연합(55%)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6년 아메리카 대륙 평균 법인세율인 27.86%를 훨씬 웃돌 뿐만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4.81%)이나 글로벌 평균(23.62%)치보다 높다.

애플과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미국 기업들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아일랜드 등에 본사를 세우는 이유다. 아일랜드는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법인세율을 12.5%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비율이다. 

◆ "일본·홍콩·영국도 내리자" 찬반 논란 속 인하 추세

아시아에도 이미 법인세 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기본 법인세율 40.69%에서 지난 2012년부터는 38%대로 낮춘 뒤 지난해에는 30.86%대까지 낮춰 잡았다. 홍콩 역시 10년 전 17.5%였던 법인세율을 하향 조정해, 현재 16.5%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도 10년만에 현행 25% 수준인 기업소득세를 22% 수준으로 하향하겠다는 구상을 내놓는 등 법인세 개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24.2%로 10년 전에 비해 하향 조정됐지만 다른 국가보다는 높은 편이다. 아시아 평균 법인세율은 2016년 기준 21.92%다.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있는 영국에서도 법인세 인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지난 2006년 30%에서 차츰 하향 조정해 2015년부터는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EU 탈퇴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기업 이탈을 막기 위해 법인세율을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2월에는 유럽 최대은행인 HSBC가 런던에 본사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는 대형은행에 징수하고 있는 세금액을 줄이고 과도한 금융규제도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한시적 은행세를 대폭 높이는 등 금융 규제 및 구조 개혁을 강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은행 부과세를 점차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공식 밝히기도 했다.

◆ 스위스, 법인세 인하안 부결..."경쟁력 차질 우려도"
 
다만 유럽 내에서는 법인세 인하 방침에 대한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법인세 인하 찬반 국민투표에서 반대 59%, 찬성 41%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전반적 법인세 인하가 국가 재정 수입을 감소시켜 국민 세 부담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스 정부는 다국적 기업 유치를 위해 이 기업들에 각종 특혜를 제공해 왔으나 국제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비난이 나오자 2019년까지 특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번에 부결된 개정안은 특혜를 폐지하는 대신 다국적 기업과 다른 기업들의 법인세를 현행 24%에서 13.5%까지 인하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이에 따라 스위스가 다국적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놓쳤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차지하는 전체 경제 산출량과 고용률은 각각 12%, 9%에 이른다. 국민투표 부결로 정부에서는 특혜 폐지 대신 새로운 법인세 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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