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HSBC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82%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HSBC 주가가 급락했다.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을 앞두고 금융권에 연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HSBC의 연간 순이익 감소의 영향으로 주가가 6.5% 떨어지면서 100억 파운드(약 14조 2492억 원)의 가치가 증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세전 순이익은 전년 대비 62% 하락한 71억 달러(약 8조 961억 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앞둔 가운데 유럽 최대 은행의 주가 하락으로 유럽증시마저 흔들리면서 연쇄 영향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발동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순조롭게 상원 절차까지 마무리되면 3월 초에는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브렉시트 여파로 대부분의 기업이 영국 이전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HSBC 은행은 지난해 2월 런던 본사 이전 계획을 철회하고 잔류하기로 했다. 테레사 메이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한 만큼 영국이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잃으면 금융권은 물론 다른 기업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하다.
경제적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우려를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보호 무역주의에 따라 무역 장벽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프랑스 대선과 네덜란드 총선 등 유럽의 정치 상황도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1일(현지시간)자 보도를 통해 "지난해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급격한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브렉시트 이전과 비슷한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까지 영란은행의 경제 예측이 상당수 빗나갔던 만큼 다음 금융 위기를 예측하기 힘들 것"이라며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