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칼럼]김정남 암살과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중국의 고민

2017-02-2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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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당한 김정남과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사진=연합뉴스]



동북아 국제정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미국의 새로운 판짜기에 휩쓸리고 있다. 푸틴과 시진핑은 트럼프와 각각 숨고르기 대화를 통해 양자 및 다자관계에 대한 전략을 교환중이고, 탄핵 정국에 처한 한국은 미국의 한미동맹 강화에 우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아베는 신속하게 트럼프에게 달려갔고, 김정은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놀랍게도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습되어 사망했다. 원인으로 김정남과 김정은의 해외자금 갈등설, 현지 조폭과의 갈등설 등이 거론되지만, 한국에서는 김정남의 암살 배후에 ‘김정은 세력’이 존재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필자는 북한 김정은 체제가 분명 중대한 내부 위기를 맞고 있음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점점 더 명확해지는 북한의 내부 위기설

북한의 내부 불안과 급변사태에 대해 동북아에서 가장 불안해 하는 쪽은 중국이다. 중국은 북한의 급변사태로 발생될 여러 시나리오 중에서도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첫째, 돌발적인 핵물질 누출 사고로 인한 중국의 직접적인 피해이다. 둘째, 수많은 북한 인민들이 일거에 중국으로 넘어오는 경우이다. 이는 모두 중국에게 직접적이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부담이다. 비록 김정남 사망이후 북중 국경에 중국이 약 1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지만, 그렇다고 비무장인 북한 인민들이 약 1400km의 국경을 넘어오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핵무기와 각종 미사일 개발로 강화된 안보리 대북제재, 이로 인한 외환 고갈과 통치자금 부족, 불시에 지시되는 김정은의 숙청 명령, 북한 고위층 탈북자 증가, 연이은 자연 재해로 갈수록 악화되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고, 이로인한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등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북한의 위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더욱 명확해지는 추세이다.

중국은 우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분명한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 사항이라는 점에 대해 강경한 입장 표명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최악의 가뭄과 2016년 대홍수로 인한 피해를 근거로 중국은 국제사회가 북한 인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은 왜 현 시점에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을까?

◆북한 급변사태 이후를 대비하는 중국의 고민

북한 정권은 내부와 외부로부터 체제 유지에 대한 여러 가지 압력을 받고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급변사태가 북한에서 발생한다고 해도 이는 이미 예견된 상황인지라 급변(?) 사태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인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조한 것은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의 돌발적인 정권교체가 발생하더라도 중국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대량 난민사태는 막자는 의미이다. 둘째, 중국이 인도적 지원을 주도하여 차기 북한 정권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이다. 중국은 이제 미루었던 선택을 고민하고 결정할 시점에 이르렀다.

중국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북한 내부 혹은 외부에 의한 정권교체가 북핵문제와 사드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이라는 점에 대해 중국이 동의할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의 이런 생각은 베이징에서 수 년간 중국의 전문가들과 여러 형태의 대화를 통해 인지되고 있다.

‘한중수교’라는 ‘제1차 한중빅딜’에 이어, 한반도 문제 전반에 대해 비공개 안보대화를 통한 ‘제2차 한중빅딜’을 준비하는 것은 어떠한가? 한국과 중국은 이제 오랜 난제에 대한 공동의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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